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처음으로 ‘디플레이션 우려’를 언급하는 등 경기 위축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KDI는 5일 경제동향 자료에서 “최근 긍정적인 지표가 일부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경기 상황은 여전히 부진하다”며 “1월 조업일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요 생산 관련 지표가 둔화된 가운데 내수·수출 등 전반적 수요도 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1월 조업일수가 전년동월보다 2일 증가했음에도 전체 산업생산이 전월(2.1%)보다 낮은 전년동월대비 0.7% 증가에 머물며 경기 전반이 다소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작년 1월이었던 설 연휴가 올해 2월로 이동해 도소매업(-3.2%) 등이 감소로 전환하며 전월(3.2%)보다 하락한 전년동월대비 2.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생산은 전월(1.1%)에 비해 높은 1.8%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조업일수 증가(2일)를 감안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월(76.5%)보다 하락한 74.1%를 기록해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KDI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기준(100)을 소폭 상회하는 가운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개선되고 있어 심각한 경기위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광공업생산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월(100.1)과 비슷한 수준(100.2)을 유지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국제원자재가격지수 하락과 건설수주액 개선 등으로 전월(101.5) 대비 상승한 102.5를 기록했다.
1월 소매판매액지수가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하며 민간소비도 여전히 부진하다는 평가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승용차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준내구재와 비내구재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전년동월대비 -3.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은 전월(3.2%)보다 낮은 전년동월대비 2.4%의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민간소비와 관련 높은 업종도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도소매업생산은 -3.2%, 교육서비스업은 -0.2%, 숙박 및 음식점업은 0.8%,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2.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소비자심리지수는 2개월 연속 상승해 작년 4분기 나타났던 소비심리 위축이 진정되는 모습이라는 평가다.
물가상승률은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전반적인 경기부진도 지속되며 전년동월대비 0.5%까지 하락했다. 상품물가는 공업제품 가격이 석유류를 중심으로 하락으로 전환하며 전월(-0.1%)보다 낮은 -0.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세계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신흥국 경기가 예상보다 악화되는 등 하방위험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