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설은 소설을 쓰듯 창작한 자기소개서라는 의미를 지닌 신조어다. 통계청 고용동향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구직 단념자 수는 43만 명에 달한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43만 명이 취업 의사는 있지만 취업을 포기했다는 얘기다. 그 뿐 아니라 인문계 대졸자의 실제 취업률은 46%. 100명 가운데 54명은 놀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어려운 취업 상황을 비꼬는 말로 인문계 졸업생 중 90%는 논다는 의미로 인구론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취업을 해도 어려움은 끝나지 않는다. 지난해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15개월이었다고 한다. 첫 직장 임금근로자 중 62.3%가 15개월 만에 일을 그만뒀다는 얘기다. 20대에 스스로 퇴직한 백수를 일컫는 이퇴백이나 돌취생이라는 말이 이를 대변한다.
기업에 입사를 해도 열정페이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돈은 당장 적게 받지만 열정을 갖고 열심히 일하면 나중에 정직원을 시켜주겠다는 일부 기업의 행태를 자조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일종의 열정을 빌미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 교통비와 점심값도 없이 무급 인턴을 한 경우 한 달에 108만원이 적자라고 한다.
하지만 대기업은 2014년 신입사원 모집에선 공개 오디션이나 자기PR, 스펙초월 소셜리쿠르팅 등 획일화된 스펙을 넘어 인재를 선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 탓에 취업 준비생은 서류 전형 통과를 위해 소설을 쓰듯 창한한 자기소개서, 일명 자소설을 쓴다. 그 뿐 아니라 스펙을 갖추기 위해 청년층의 연도별 학자금 채무액은 지난 2011년 69억원에서 2013년 255억원으로 2년새 3.7배나 늘었다. 이퇴백과 취포생, 자소설, 열정페이 등 신조어가 위태로운 대한민국의 젊음을 대변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