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대한민국 태양광기업들이 뛴다

우리나라 태양광 업계가 중국, 미국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 선전을 이어간다.

올해 합병으로 글로벌 정상권 기업 면모를 갖춘 한화큐셀은 일본 시장에서 2년째 단일 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 효율 태양광 모듈을 지속 출시하며 선진 시장 점유율을 높였으며 LS산전은 태양광 모듈은 물론이고 발전 관련 솔루션 일체를 공급하는 사업 모델로 안정적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원별 누적 기준 설치량 현황>
 자료: Eia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원별 누적 기준 설치량 현황> 자료: Eia

글로벌 기업과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우리 태양광 업계는 올해 경영목표를 실질적 성장으로 잡았다. 지금까지 생존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실적 개선으로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그동안 이어진 구조조정으로 신규 업체 진입이 제한적이고 올해 태양광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양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상황은 긍정적이다. 바야흐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태양광 기업의 한류 바람이 거세지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이슈분석]대한민국 태양광기업들이 뛴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 분 한류바람

지난해 우리나라 태양광 업계는 글로벌 시장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 태양광 업계 1위 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한화큐셀은 지난해 일본에서 2년 연속 모듈 최다 판매 기업으로 등극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일본에서 총 744㎿ 규모 태양광 모듈을 팔아 단일 기업으로는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한화큐셀의 연간 모듈 생산능력 2.3GW의 약 32%에 달하는 수치다. 한화큐셀은 지난 2013년에도 일본에서 520㎿ 규모 모듈을 판매해 현지 진출 기업 가운데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한화큐셀이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한 이유는 발전소 건설·운영을 아우르는 다운스트림 사업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화큐셀은 올해도 일본 시장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 태양광 시장 규모는 지난해 9GW에 달했고 올해는 10GW를 무난하게 넘어설 전망이다. 한화큐셀은 올해도 작년 대비 20% 이상 판매량을 늘려 최대 1GW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한화큐셀을 비롯한 한화태양광 계열사는 일본 이외 신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모듈 공급 및 다운스트림을 포함해 추진 중인 사업은 총 2.1GW에 달한다. 이 가운데 유럽·중동·아프리카 등 신규 시장 비중이 51%를 차지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13%, 중국 19%, 북미 8% 등 시장 다변화에 성공했다. 이러한 성과로 한화큐셀은 지난해 태양광 사업 진출 이후 최초로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LS산전은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 매출을 늘리고 있다. 2012년 태양광 사업 부문에서 매출 1500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2013년 175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 2000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시장 비중이 70%에 육박한다. 지난해는 일본 최대 40㎿규모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에 모듈 전량인 15만6840장을 공급했다. 특히 시공·유지보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환형개폐장치(RMU)를 업계 최초로 공급해 관심을 끌었다.

중견 기업 신성솔라에너지도 미국 기업과 협력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신성솔라는 해외 수출에 매진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총매출액 1294억원 가운데 48%(628억원)를 해외에서 올렸다. 지난해 4월 미국 선에디슨에 3년간 태양전지 660㎿를 공급하기로 계약했고 일본 시장에 205억원 규모 태양전지를 공급했다.

우리 태양광 기업이 해외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는 근본적 힘은 가격과 품질을 모두 만족시킨 데서 나왔다. 태양광 기업 관계자는 “중국제품이 가격경쟁력을 확보했고 효율 측면에서 미국, 일본 제품이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고 있지만 한국 제품은 가격과 품질을 적절한 선에서 맞추고 있다”면서 “사업주는 이른바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의 우수성으로 한국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태양광 업계 CEO “올해 경영 키워드는 공격”

태양광 업계 CEO들은 지난해 기세를 이어 올해 더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을 공언하고 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PV엑스포 전시회장에서 “태양광 사업은 그룹의 성장동력이고 사실상 시작인 만큼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태양광 사업에서 최초로 흑자 전환했다. 현재 고효율 태양전지 중심 영업전략으로 선진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올해 구미공장 솔라 N타입 생산라인에 16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구 부회장은 “가전제품과 에너지 생산·관리 시스템을 융합하는 것이 에너지 매니지먼트”라며 향후 태양광과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융합분야 도약도 강조했다.

남성우 한화큐셀 대표는 태양광 사업 통합 원년인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다는 목표다. 남 사장은 “올해 매출 30억달러, 영업이익률 5%를 넘어서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3851억원, 영업이익 253억원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전년 대비 매출 50%, 영업이익은 600% 이상 늘려야 한다. 한화큐셀은 이를 위해 수익성 높은 다운스트림(발전소 건설·운영) 비중을 높이고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가정용 태양광 시장 영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남 사장은 회사 전체 매출에서 다운스트림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한류 관건은 시장 다변화

우리나라 태양광 업계는 올해 경영목표를 실질적 성장으로 정했다. 지금까지 글로벌 기업과의 치킨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이 목표였다면 올해는 영업이익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4년간 이어진 구조조정으로 신규 업체 진입이 사실상 쉽지 않고 태양광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양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상황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태양광 한류를 이어가기 위해선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미리미리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2011년 말 이후 구조조정을 거쳐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이 시장에서 대거 퇴출되면서 주요 태양광 기업들의 매출 및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올해 영업환경 불확실성은 커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 태양광 시장에서 선두 기업과 후발 기업 간 격차가 더욱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선도 기업과 원가구조가 취약한 기업의 실적 격차가 커지고 있어 대기업 중심으로 다시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곧 내수 시장이 받쳐주는 힘없이 해외 시장에 의존하는 우리 기업의 위기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기업이 선전하는 일본 시장도 성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일본은 2016년까지 현재 승인한 태양광 사업이 완료되면 2017년 수요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견인한 일본 시장이 축소되면 이를 대체할 시장은 당분간 찾기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2017년 태양광 시장은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안형근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우리 기업 실적이 좋은 일본 등 글로벌 주요 태양광 시장이 줄어들면 다시 구조조정이 극심할 수밖에 없고 이는 내수시장이 없는 우리 기업에 큰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태양광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확보와 가정용 등 특화 시장 진출에 힘쓰는 동시에 시장 다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표)국내 주요 기업 태양광 산업 현황

(단위 백만달러)

[이슈분석]대한민국 태양광기업들이 뛴다

[이슈분석]대한민국 태양광기업들이 뛴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