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가전업계, 초고가 프리미엄 마케팅 주목. 4조원대 국내 소형가전 시장 조준

외산 가전의 ‘초고가 프리미엄’ 전략이 국내 소형가전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일 전기면도기업체 브라운은 북미시장에서 60~70만원대 가격에 팔리는 초고가 전기면도기(상품명 시리즈 9)를 조만간 한국 시장에 내놓는다. 기존 자사 제품의 프리미엄 라인이 30만원대인 것을 고려할 때 시리즈9은 2배 이상 가격을 올린 파격적 행보다. 이 시장 강자인 필립스 프리미엄 제품도 30만원대를 넘지 않는다.

외산가전업계, 초고가 프리미엄 마케팅 주목. 4조원대 국내 소형가전 시장 조준

브라운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지난해 11월 출시돼 셀러브레이티(유명인), 중산층을 타깃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한국의 시장상황에 따라 가격이나 출시일정이 바뀔 수 있지만, 한국에서도 중산층 이상을 공략한다는 포인트는 같다”고 말했다.

외산 가전업계는 한국 소비자의 소득 수준과 제품을 보는 눈높이가 높아져 초고가 제품군이 먹힌다고 판단 하고 있다. 다이슨, 일렉트로룩스, 밀레 등은 2012년부터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을 개척해왔다. 실제 초창기에는 매출이 크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미세먼지, 황사 등으로 판매율이 급증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국내 50만원 이상 프리미엄 진공청소기 시장 규모는 2013년 5월 전체 2% 수준에서 2014년 20%를 넘어 시장이 10배가량 커졌다.

커피머신 시장도 필립스, 브레빌, 드롱기 등 외산업체가 꽉 잡고 있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커피머신을 앞세웠지만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는 이 제품들의 직구도 부쩍 늘었다.

선풍기도 외산 초고가 제품이 점령하고 있다. 다이슨, 발뮤다 제품은 40~70만원대를 넘나든다. 발뮤다는 지난해 여름 시즌(5~8월)에 3000대 이상을 판매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이라도 마음에 들면 지갑을 여는 추세”라며 “가격이 비쌀수록 주목도가 높아 소형가전 초고가 프리미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소형가전 시장 규모는 2013년 3조6000억원에서 올해는 4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