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신규 설비 투자를 주저하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올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설비를 증설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엣지, 애플의 애플워치, LG전자의 G플렉스2 등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적용한 제품들이 잇따라 나오기 때문이다. 관련 제품 물량 확대와 후속제품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를 재개하면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디스플레이가 올해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 생산을 위한 생산설비를 증설한다. 양사 모두 수년 전부터 계획해 왔던 투자지만 악화된 시황 등으로 투자를 미뤄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전용 라인인 A3 2단계 투자에 원장 투입 기준 1만5000장 규모를 증설한다. 스마트폰 신제품의 플렉시블 기판 적용 확대에 맞춘 것이다. 최근 공개한 갤럭시S6 엣지의 마케팅 활황에 기대감이 큰데다가 조만간 출시할 갤럭시 노트5에도 플렉시블 OLED 엣지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설비 투자는 4~5월께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3분기께 구미 공장 6세대 플렉시블 설비를 증설한다. 월 1만5000장 규모의 생산설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절반 수준인 7500장 규모의 선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4.5세대 E2 라인에서 월 1만4000장 규모로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생산한다. 이 회사는 올해 애플워치 1000만~1500만대, G플렉스2 100만대 등의 물량을 공급한다. 내년부터 애플이 아이워치 생산량을 확대하며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도 플렉시블 OLED 패널 공급을 요구해 증설이 불가피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보다 앞서 플렉시블 신규 투자를 추진했다면 시장 변화에 훨씬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는 3인치대 제품 생산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장비 업체는 설비투자에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저온폴리실리콘(LTPS) TFT를 적용한 OLED 패널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 많이 채택되면서 주성엔지니어링·AP시스템·비아트론 등 관련 업체들이 몸값을 높이고 있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전자제품뿐 아니라 자동차 전장 부품으로도 플렉시블 패널 활용도가 넓어지고 있다”며 “수요가 늘면서 올해 설비 투자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LG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투자 동향>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