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7라인 경영진단 받는다...시스템반도체 부문에 힘 실어줄 듯

경기도 화성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17라인에 대한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이 이뤄진다. 신설 생산라인을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로 최적 배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최근 실적이 좋아지는 시스템LSI 사업부에 힘을 실어주는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그룹 미래전략실 주도로 경기도 화성에 가동 예정인 반도체 17라인 경영진단에 착수한다. 진단에 참여할 외부 컨설팅 전문회사 선정도 막바지 단계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진단에 참여했던 보스턴컨설팅그룹을 비롯해 AT커니, 매킨지, 베인앤컴퍼니 등 4개사가 후보에 올랐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문책성 경영진단이 아니라 향후 메모리와 시스템 등 양대 반도체 사업의 포트폴리오 최적화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 가동 시기와 도입할 미세공정 수준, 시스템LSI 사업부의 추가 성장을 위한 종합 점검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고 시스템 반도체도 올해 내놓은 14나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엑시노스 7420’이 호평을 얻는 등 상황이 좋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가 삼성 내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부쩍 높아진데다가 대규모 투자가 단행된 사업이라는 점을 반영, 그룹 차원의 점검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 17라인에는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생산라인이 모두 포함된다. P1은 D램, P2는 시스템반도체에 특화돼 있다. 업계는 수년간 시스템반도체 부진으로 시스템 분야 라인을 줄이고 D램 생산 물량을 더 늘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연초 삼성전자가 출시한 ‘엑시노스 7420’의 시장 반응이 좋고 시스템LSI사업부가 올해 애플과 퀄컴 등에 차세대 칩을 확대 공급하는 것이 유력해지면서 투자가 커졌다. 업계는 시스템 반도체 17라인 생산 물량을 키우는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 무게를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17라인은 지난 2012년 6월 건설을 시작했다. 총 투자규모는 12조원을 훌쩍 웃도는 금액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품목별 시황을 따져가며 라인 가동 시기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르면 상반기 라인 일부 가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제품 단가하락 방지를 위해 당분간 D램 생산라인 증설은 최소화할 것”이라며 “올해 투자는 엑시노스나 이미지센서, 전력용반도체 등의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더 집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장에서 한 연구원이 공정 진행과정을 모니터로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장에서 한 연구원이 공정 진행과정을 모니터로 살펴보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