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그래핀을 능가하는 새로운 2차원 구조체(C2N-h2D 크리스탈)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 에너지·반도체 소재 개발의 한계를 넘어서고, 생물학 분야로까지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 주역은 UNIST 백종범, 신형준, 박노정 교수와 포스텍 오준학 교수 공동 연구팀(이하 백 교수팀)이다.
백 교수팀은 그래핀과 달리 일정한 구멍이 있고, 탄소와 질소 또한 일정한 비율로 존재하는 새로운 2차원 구조체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2차원 구조체를 주사터널링 현미경으로 확인 결과, 그래핀과는 달리 띠 간격(band gap)이 존재했다. 반도체 소재로의 성능 시험에서는 점멸비(on/off ratio)가 107로 이미 최적화된 실리콘 반도체보다 100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반도체의 주재료인 실리콘은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성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비슷한 성질의 탄소기반 물질이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그래핀은 뛰어난 고유 성질로 실리콘을 대체할 물질로 각광을 받았다.
실제로 그래핀은 현존하는 물질 가운데 열과 전기가 가장 잘 통한다. 하지만 띠 간격이 없는 금속 같은 도체여서 전류 흐름을 통제할 수 없다. 반도체 소재로 적용이 어려운 이유다.
그래핀을 반도체 소자로 이용하려면 띠 간격을 넓혀 전류 흐름을 신속히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성능은 점멸비라는 전기적 반응속도로 확인 가능하다. 점멸비가 높을수록 전류 흐름을 통제하는 능력이 우수하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 및 리더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성과를 담은 논문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6일자에 실렸다.
백종범 교수는 “그래핀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물질로, 그래핀보다 훨씬 많은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