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4개국을 순방을 마치고 9일 오전 귀국한다. 이번 순방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이뤄진 박 대통령의 해외 출장이다. 박 대통령은 7박 9일간 에너지·건설 등 전통적 협력 분야를 넘어 보건의료·제조업·정보기술(IT)·식품 등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세일즈외교를 펼쳤다. 또 북핵·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무대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우리의 주요 외교안보 정책에 이해와 지지를 확보했다.
이번 중동순방은 제2의 중동 붐을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달성하는 본격적 계기를 마련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첫 방문국인 쿠웨이트에서는 보건의료 및 교통, 신도시개발, 석유가스 기술 협력 등 8건의 양해각서(MOU)와 신도시개발 협력 등 1건의 합의의사록(MOM)을 교환했다. 특히 교통·인프라, 신도시개발 MOU 교환으로 우리 기업의 수주가 기대되는 사업은 모두 381억달러에 달한다. 아울러 쿠웨이트 국영석유화학기업(PIC)은 SK에 8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20억달러 규모의 토종 스마트(SMART) 원전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해 시범운영하고 사우디와 공동으로 제3국에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양국 정상이 약속했다. 이밖에 사우디전력공사 발주 프로젝트 30억달러, 전자정부시스템 구축 2억달러, 특화제약단지 구축 2억달러 등 54억달러 수주가 기대된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UAE와는 할랄식품, 농업협력, 문화원설립, 제3국 공동진출, 제3국 원전산업 공동진출, 세관상호지원협정 등 6개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또 협조융자, 두바이 검진센터 운영, 한-샤르자 보건의료, 유전개발 기술, 측정표준, 국제공동연구, 신재생에너지 공동연구 및 인적교류, 코딩교육솔루션 수출 등 양국 정부 및 기업 간에도 8건의 MOU가 이뤄졌다. 청와대는 할랄식품 MOU로 2018년 1조6260억달러(약18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슬람 문화권 먹을거리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방문국인 카타르에서는 에너지·건설뿐 아니라 투자, 보건·의료, 원자력, 정보통신기술(ICT), 교육, 문화 등 양국간 실질협력과 국제무대 협력, 한반도 및 중동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가 앞으로 대규모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발주할 계획인 만큼 우리 기업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이번 방문에서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115개 기업과 경제단체로 구성된 역대 최대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 경제사절단은 중동 4개국에서 각각 비즈니스포럼을 열고 해당국 기업과 일대일 상담을 진행하고 투자 확대를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귀국 후 김무성 새누리당,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르면 이달 중순 청와대에서 회동한다. 박 대통령과 김·문 대표가 한 자리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경쟁을 벌였던 박 대통령과 문 대표가 자리를 함께 하기는 2012년 대선 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과 두 대표는 경제와 안보를 의제를 논의할 예정인데 꼬인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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