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해 정전을 막는 한국형 에너지 신기술·사업 모델이 글로벌 표준으로 추진된다. 빠르게 성장하는 세계 ESS 시장에서 우리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국가기술표준원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은 지난주 제주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열린 ‘ESS 기술동향·표준화 국제포럼’에서 ‘ESS+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융합 모델을 독자개발해 국제 전기기술위원회(IEC) TC 120 국제표준 획득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IEC 정기총회에 이 안건을 공식 상정한 데 이어 오는 5월 독일에서 표준제정위원이 참석하는 워킹그룹부터 정식 논의를 시작한다. 이어 국표원·KTR은 수차례 IEC 추가 전문가 회의를 거쳐 오는 2017년 국제표준에 최종 상정한다는 목표다.
‘ESS+UPS’ 융합모델은 국내외 일부 기업들이 아이디어 차원의 기술제안은 내놨지만 정부 차원에서 제품·기술 개발과 국제표준까지 꾀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SS+UPS’는 정전 발생 시 비상전원을 공급해 갑작스러운 서버 중단이나 데이터 손실, 엘리베이터 미작동·긴급치료 중단 등 피해를 예방하고 잉여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력피크 때 꺼내 쓸 수 있다. 국가 전력수요에 기여하면서 건물·산업시설에 안정적인 전원공급도 수행한다. 고가의 대용량 이차전지를 쓰면서도 투자비 회수 기간이 기존 10년 이상에서 절반가량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국표원과 KTR는 오는 2017년 국제표준규격 획득을 위해 LG CNS·국제통신공업 등 관련기업과 함께 연내 50㎾(배터리용량 100㎾h)급 제품 개발에 착수한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시간 반응에 따른 성능 요구치와 환경·신뢰성·안전 등 기준을 마련해 국제표준규격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최형기 KTR 원장은 “ESS가 피크 시프팅, 주파수조정(FR) 등에 활용이 늘고있는 가운데 ESS를 UPS와 결합한 첫 융합모델을 한국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이 모델은 막대한 전력구입비를 줄일 수 있는 한국형 스마트그리드 융·복합 ICT 핵심이면서 우리 기업들이 안방에서 해외 시장을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