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인 창조기업 등 창업 인력에 대한 마케팅 예산을 늘리는 추세지만 정작 기업 운영에 필요한 ‘손톱 밑 가시’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개인기업 입주를 제한하는 창업보육센터나 초기기업에 가결산 재무제표 불인정 등 1인 창조기업이 필요로 하는 근본적인 규제 개선은 답보상태다.
중기청은 최근 우수 아이디어나 제품을 갖고도 자금과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1인 창조기업 마케팅 지원사업’에 총 43억원 예산을 투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1인 창조기업에 필요한 것은 자본금과 투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 공간 등 각종 제반여건을 비롯한 정부 지원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일부 창업보육센터는 입주 기업 자격 요건을 법인기업으로 제한하고 있다. 법률상으로는 1인 창조기업 입주도 허용 되지만 자체적인 규정을 내건 셈이다. 지난해 중기청은 실태조사를 통해 시정을 약속했지만 달라진 것은 아직 없다. 또 1인 창조기업을 포함한 초기기업이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을 신청할 때 요구하는 재무제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제도상 정부 R&D 사업은 매년 2월 신청하도록 돼있다. 이에 신청 기업은 재무제표를 제출할 때 직전 연도가 아닌 2년전 서류를 내게 된다.
연도별 성장폭이 큰 초기기업 특성을 감안할 때 전년도에 크게 성장했더라도 재작년 재무제표를 낼 경우 선정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재무제표를 요구하지 않은 범위가 창업 초기 2년으로 규정돼 있지만 이 역시 너무 짧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기업 초기 R&D에 자금을 투입하다보면 부채비율 1000%가 넘는 경우가 부지기수지만 부채비율 1000%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소한 가결산 재무제표를 인정해 줘야하고 부채비율이 높더라도 기술 잠재력으로 평가해 우선 신청할 수 있도록 신청요건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중기청 관계자는 “올해부터 창업기업 재무제표 면제기한을 3년까지 늘릴 예정”이라며 “R&D 지원은 업종별 특성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