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스크림 홈런 ‘초등학습연구소’ 초등생 2만 3천 여명 설문조사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급 반장 선거와 전교 학생회장 선거가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반장이나 회장 등 임원이 되고 싶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이스크림 홈런(Home-Learn) ‘초등학습연구소’에서는 초등학생 23,117명에게 ‘반장의 역할과 자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반장이 되고 싶은지’, ‘반장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격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함께, 아이스크림 홈런에서는 초등학생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반장의 모습을 통해 리더에 대한 가치관을 짚어보며, 가정에서 올바른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설문에 따르면 초등학생 응답자의 61%는 ‘반장이 되고 싶다’, 39%는 ‘반장이 되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여학생은 64%, 남학생은 58%가 ‘반장이 되고 싶다’고 대답해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반장이나 학생회 활동에 대해서 더욱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장이 되고 싶다’고 응답한 14,137명의 이유는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이다(31%) ▲교우관계가 좋아진다(24%) ▲어려운 친구를 도울 수 있다(24%)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다(13%) ▲주목 받고 싶다(4%) ▲멋있어 보인다(2%) ▲부모님이 원한다(2%)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초등학생들이 리더십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고, 또래집단에서 인정받길 원하는 모습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반장 활동이 나중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응답은 최근 초등학생 시기부터 스펙을 쌓는 것에 관심이 많아진 모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장이 되고 싶지 않다’고 답한 8,980명은 ▲남들 앞에 나서기 부끄럽다(31%) ▲책임질 일이 많아 귀찮다(21%) ▲학급 문제를 해결할 자신이 없다(20%) ▲의견 중재가 힘들다(11%) ▲시간을 많이 빼앗긴다(8%) ▲교우관계 유지가 힘들다(5%)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4%)는 이유 때문에 반장이 되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초등학생 시기는 자신의 의사 표현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사실은 반장 활동에 관심이 있지만 친구들 앞에 나서는 것이 부끄러워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반장 활동을 귀찮아하거나 시간을 빼앗기는 일로 생각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는데, 이러한 아이들에게는 리더의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가치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반장이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격’을 묻는 질문에는 ‘경청(42%)’을 첫 번째 조건으로 꼽았으며, 뒤 이어 ‘준법정신’이 35%로 2위, ‘사교성’이 14%로 3위, ‘성적’이 4%로 4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자신감(2%)’, ‘인기(2%)’, ‘외모(1%)’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반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학생이 ‘규칙을 지키도록 이끌어주는 사람(64%)’이라고 대답했다.
리더 활동의 교육적 가치, 가정에서 하는 리더십 교육
◎ 자기 통제력을 기르는 허용 범위 인지
아이들이 리더 활동을 하게 되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점은 생각과 감정을 다스리는 일이다. 친구들과 어울려 떠들고 싶어도 반장이기 때문에 참아야 하는 경우도 많고, 학급 대표로 꾸지람을 듣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남들보다 규칙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숙제나 준비물도 잘 챙기게 된다.
기본적인 자기 통제력이 뒷받침되기 위해서는 억제 심리가 형성되어야 한다. 가정에서 적절한 제재 없이 원하는 것을 모두 얻게 되면 ‘허용’과 ‘금지’를 구분할 줄 모르게 된다. 가정의 규칙을 정하고 허용되는 범위를 명확히 알려주어야 정서적인 안정감도 갖게 되고 스스로 자기를 통제하는 기준이 생기게 된다.
◎ 갈등조정능력 향상을 위한 공감력 키우기
초등학생들이 꼽은 리더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경청인 것처럼, 학급의 리더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구성원을 이끌어나갈 줄 알아야 한다. 친구들 사이에 갈등은 항상 존재하며, 리더로서 갈등을 중재하거나 선생님의 도움을 요청할 경우도 생긴다.
이럴 때 부모는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어야 한다. 다수결의 원리를 설명해주는 것도 좋지만 옳고 그름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다수의 의견을 따르게 될 수 있음을 경계하며 알려주어야 한다.
공감 능력을 키워주는 것은 깊이 있는 판단력을 기르는 밑거름이 될 수 있는데 타인에 대한 상상력이 활발할수록 인지, 창의력이 좋아져 학업 성취도도 높아지게 된다. 아이의 공감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가 감정 표현, 칭찬을 구체적으로 하고 횟수도 늘려야 한다.
단순히 ‘좋다’, ‘싫다’와 같이 동사만 사용하는 감정표현 보다 ‘OO이 잘 표현되어서 좋다’와 같이 완전한 문장을 사용해 대화하도록 한다. 단어 표현도 다양해질 수 있도록 평소 쓰지 않는 단어를 자주 볼 수 있는 곳에 부착해두며 사용하려고 노력해보자.
◎ 공약 모니터링을 통한 책임감 키우기
자신이 여러 친구들 앞에서 제시한 공약에 대해서는 책임감 있게 지키고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기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선거 당시 약속했던 사안이라 해도 대부분 학교나 학부모 단체의 의사결정을 거쳐야 하므로 공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시행할 수 없으니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학교와 상담을 하거나 전교 학생회를 통해 의견을 구하는 것이 좋다. 공약 모니터링을 하면서 스스로의 언행에 대해 좀 더 신중해질 수 있고 꾸준한 자기관리를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최형순 아이스크림 홈런 초등학습연구소장은 “초등학생들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능력을 가장 중요한 리더의 조건으로 꼽았는데, 경청의 능력은 타고나는 면도 많지만 연습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며”, “부모가 아이의 표정이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피고 수용해주며 아이가 충분한 경청의 경험을 받아보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