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협상 상반기 타결 가능성 커…국내 대응전략 시급

한국을 제외한 태평양 주변 12개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상반기 중 타결될 가능성이 커 대응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0일 ‘TPP 협상 상반기 타결 가능성, 한국도 대응전략 마련해야’라는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가 사실상 협상 타결의 데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는 미국의 대선, 일본의 참의원 선거 등 TPP 참여 주요국의 정치 일정이 있어 시기적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TPP는 미국, 일본,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호주,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 멕시코, 캐나다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상반기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하반기부터는 미국 대선 정국이 본격화되면서 TPP 협상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참가국들이 협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미·일간 상품 개방 논의 등 남은 쟁점에서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미국은 일본의 농업 시장 개방을, 일본은 미국의 자동차 시장 개방을 요구하며 견해차를 보여 TPP 협상 타결에 최대 걸림돌이 돼 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이 쇠고기, 돼지고기 등의 개방 수준을 높이고, 미국은 자동차 부품 시장 개방에 유연성을 보이면서 이견을 좁히고 있다.

또 다른 변수인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 법안 처리 상황도 상반기 TPP 협상 타결을 점치게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의회가 대통령에게 대외 무역협상의 전권을 위임하는 TPA는, 그동안 미국이 FTA를 추진하는 원동력이 돼 왔으나, 2007년 만료돼 다시 입법 절차를 밟고 있다. 4월 중순 법안 심의를 시작해 신속하게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명진호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은 중간재 수출 비중이 69%로 높고 최근 5년간 해외투자의 44%를 TPP 참가국에 집중해 TPP 협상 타결에 따른 영향이 크다”며 “기업들이 TPP의 생산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게 조속히 TPP 참여를 결정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