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카메라모듈·FC CSP 사업,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

최근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S6. 삼성전기는 갤럭시S6용 소재부품을 대거 공급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S6. 삼성전기는 갤럭시S6용 소재부품을 대거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기 카메라모듈·플립칩(FC) 칩스케일패키지(CSP) 사업이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카메라모듈과 FC CSP 사업은 삼성전기 실적을 끌어내린 주범이었지만, 올 들어 회사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갤럭시S6 출시 효과에다 지난해부터 힘써온 체질 개선 노력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전기는 올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대표 이윤태)는 갤럭시S6용 주기판(HDI)·1600만 화소 손떨림방지(OIS) 카메라모듈·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용 FC CSP 등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통상 삼성전자 플래그십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주요 소재·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가 수혜를 톡톡히 봤다. 그러나 올해 갤럭시S6 효과는 과거 플래그십 모델 출시 때와 크게 다르다.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FC CSP다. 삼성전자가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에서 AP를 생산하면서 삼성전기 FC CSP 사업은 급상승세를 탔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갤럭시S6용 AP로 퀄컴 스냅드래곤 대신 자사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만든 엑시노스를 대거 채택했다. 엑시노스용 FC CSP를 공급하는 삼성전기가 반사이익을 보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올해 자사 전략 모델에 엑시노스 AP 채택 비중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14나노 핀펫 공정에서 만든 AP를 애플 차기 아이폰에 공급할 가능성도 있다. 애플 공급까지 이뤄지면 삼성전기 FC CSP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 매출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카메라모듈 사업도 다시 상승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에 1600만 화소 손떨림보정장치(OIS) 카메라모듈을 채택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갤럭시노트4에 적용한 카메라모듈과 같은 제품이다. 삼성전기로서는 초기 생산 수율 잡는데 막대한 비용을 투입할 필요가 없어졌다. 조기에 생산 수율을 확보하면 수익성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진출 효과도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 스마트폰 1위 기업 샤오미에 13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을 공급했다. 올해는 오포·화웨이·레노버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1300만 화소 OIS 카메라모듈을 납품할 계획이다. 카메라모듈 공급처가 확대되면서 삼성전기 중국 관련 매출은 지난해 1100억원에서 올해 3500억원 수준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올 들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분위기가 기대 이상으로 좋은 상황에서 체질개선 효과까지 더해졌다”며 “삼성전기가 올해 매출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