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국가 연구개발(R&D) 과제에 참여해 실무 경험까지 쌓는다.’
11일 전자부품연구원은 지난 1997년부터 시작한 ‘학연 협동연구 석·박사 과정’이 누적 참가 인원 100명을 넘기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논문지도를 받으며, 전자부품연구원에서 수행하는 연구과제에 참여해 실무 개발을 경험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마치면 고등교육법에 의해 석·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지금까지 과정에 참여한 학생 수는 127명이다. 현재 34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이 전자부품연구원에서 R&D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의 직원(정규직과 프로젝트 수행 계약직 포함)은 840명 수준이다. 전체 중 4% 내외가 석박사급 학연 연구과정 연구원인 셈이다.
일부 대학과 시작한 프로그램이었으나 현재는 전국 16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연세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광운대, 조선대, 전주대 등 이공계 전자·부품·소재 관련 학과가 전자부품연과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학연 석·박사 과정에 선발된 학생은 학교 수업 시간을 감안해 월 최대 59시간만 전자부품연구원 R&D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정규 연구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일정 수당도 받는다.
전자부품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연구개발에 참여할 석·박사 과정 학생을 한창 모집하고 있다. 반기별로 10명 내외 인력만 선발한다는 원칙이다. 과정 참여 인원을 크게 늘리기보다는 실제로 연구원이 수행하는 R&D 과제에 꼭 필요한 인력만 뽑는다는 것이다. 실질적 성과창출과 참여 학생의 실무능력 향상을 고려한 조치다.
이 프로그램은 대학에서 고급 교육을 받아도 현장업무와 괴리가 있다는 문제점을 극복할 수단으로 관심을 끈다. 실제로 연구 활동을 경험하면서 기업체 등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부품연구원은 젊은 감각을 가진 인력을 R&D에 참여시키면서 연구개발의 참신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전자부품연구원 관계자는 “학연 협동연구과정은 이론과 응용력을 겸비한 산업계 핵심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다”며 “과정을 마친 인력 일부는 전자부품연구원에 채용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기업체의 높은 선호도 속에 대·중소기업의 전문 엔지니어로 진출한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