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과 싸우는 것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며 세계 곳곳에서 디플레이션과 사투가 진행되고 있다.
저유가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이미 디플레이션에 진입한 상황이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럽통계청은 2월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0.3%를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2%를 기록해 디플레이션에 진입했고 1월 -0.6%, 2월 -0.3% 등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경기 회복을 위해 지난 9일(현지시각) 총 1조1000억유로(약 1333조원)를 투입하는 양적 완화를 시작했다. 이날 유로존 주요 국채 금리는 일제히 떨어졌고 유로화 가치도 약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져 유로당 1달러대까지 근접했다.
일본은 ‘돈 풀기’로 대변되는 아베노믹스로 디플레이션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지난 2012년 아베 신조 총리가 부임하며 내놓은 경기 부양책으로, 과감한 재정지출 확대와 금융완화 등을 골자로 한다.
지난 2년 동안 일본은 아베노믹스를 바탕으로 엔저, 주가상승, 고용지표 개선 등의 성과를 이뤘다. 일본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5%로 전망했으며 예산안을 사상 최대 규모인 96조3400억엔(약 881조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GDP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등 부정적 지표가 나타나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에서도 디플레이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과잉설비와 물가 하락으로 중국이 디플레이션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그동안 지속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월 CPI가 작년 동기 대비 1.4% 상승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가 2월에 있었기 때문에 착시효과가 발생했을 뿐 실제 물가가 오른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