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장남 조현준 전략본부장(사장)이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에너지 신산업’에서 그룹 미래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현재 그룹을 먹여 살리고 있는 중공업·화학·섬유 등 사업에 더 이상 안주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재계에선 본격적인 ‘3세 경영’ 라인업 구축과 융합 신사업 창출 행보로 보고 있다.
11일 효성에 따르면 조현준 사장(전략본부장, 섬유·정보통신 사업본부장)은 그룹 전략본부 내에 미래전략실을 신설한 데 이어 최근 신사업팀을 포함한 세부조직을 완성했다. 신사업팀은 중공업·화학·섬유 등 주력분야를 뛰어넘는 곳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을 핵심 사명으로 부여받았다.
조 사장은 전략본부에 효성 스판덱스 사업 세계 1위를 주도한 이창황 부본부장(부사장)을 필두로 지난달 외부 영입한 가종현 전무를 미래전략실장에 앉혔다. 가 전무는 라이코스 대표와 SK커뮤니케이션·SK플래닛 등 국내외 인터넷 신사업 돌풍을 주도하며 글로벌 사업 마인드까지 갖추고 있어 미래전략실장과 신사업팀장까지 맡게 됐다.
신사업팀은 그룹 내 여러 사업본부(PG)의 핵심인력으로 구성, 조 사장이 세운 ‘ICT 기반 에너지 솔루션 플래너’ 전략 실현을 주도하게 된다. 이미 조 사장은 에너지와 ICT를 융합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 사업 확대를 수차례 언급한 가운데 계열사인 효성ITX를 통해 클라우드컴퓨팅, 사물인터넷(IoT)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1월엔 조 사장 주도로 박근혜정부가 제시한 에너지 신산업의 첫 시장인 전력 수요자원시장 진출도 선언했다. 조 사장이 직접 나서 유럽 최대 수요관리기업 에너지풀과 협약(BSA)을 이끌어낸 게 신규사업 진출에 강점으로 작용했다. 효성의 중전기 및 전력제어 기술과 에너지풀이 가진 시장거래 노하우를 접목시킨 그림을 직접 그린 것이다. 효성은 수요자원시장에서 단순하게 아낀 전기를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ICT를 활용해 ESS에 저장된 전기를 활용해 효용성을 한층 높인다는 전략이다.
수요관리사업은 공장·기관·기업 등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사업장이 전력 사용량을 줄인 만큼의 전력을 전력거래소에 되팔 수 있는 전력거래사업이다. 이와 관련 조 사장은 향후 클라우드 플랫폼, 대용량 스토리지 분산처리시스템과 같은 사물인터넷 핵심 기술을 접목해 고객 에너지 사용 패턴의 정밀분석 및 수요를 예측한 효율성 극대화를 주문한 바 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미래전략실은 기존 사업에 정보통신기술과 사물인터넷을 접목하는 등 그룹의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최근 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장의 요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ESS와 ICT를 활용해 차별화된 전략으로 에너지 신사업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