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에 인텔 롱텀에벌루션(LTE) 모뎀 칩을 사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벤처비트는 애플과 인텔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 LTE 모뎀 칩이 내년 출시될 아이폰에 탑재될 것이라고 11일 전했다. 애플은 그 동안 아이폰에 퀄컴 LTE 모뎀 칩만 사용해 왔다.
인텔은 지난해 자사 LTE 모뎀을 아이폰에 탑재하기 위해 애플과 꾸준히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퀄컴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애플 같은 대형 고객을 잡는 것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회사의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벤처비트는 인텔 모뎀 칩이 아시아와 남미 등 신흥국을 대상으로 한 아이폰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탑재될 제품은 인텔이 이달 초 열린 MWC에서 발표한 XMM 7360 LTE 모뎀이다. 제품은 450Mbps 다운로드 속도를 구현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겨냥하고 있다.
애플 엔지니어들은 인텔 모뎀 칩 적용을 위해 독일 뮌헨 인텔 연구소에서 함께 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 연구소는 지난 2010년 인텔이 인수한 인피니온 본사가 있던 곳이다. 애플은 과거 인피니온 3세대(G) 모뎀 칩을 사용한 바 있다.
인텔이 애플과 향후 더 많은 부분에서 협력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소식통은 애플의 독자 모바일 AP와 더 높은 수준의 협력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애플이 인텔과 손을 잡으면 퀄컴의 스마트폰 시장 영향력은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퀄컴의 큰 고객인 삼성전자는 신제품 갤럭시 S6에 독자 모바일 AP 엑시노스를 탑재했다. 성장세가 가파른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미디어텍 등 경쟁사의 추격이 거센 상황이다. 여기에 신제품 스냅드래곤 810도 발열 논란을 겪고 있다.
애플은 인텔 모뎀 칩 사용으로 퀄컴과의 관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익명의 소식통은 “주요 부품에서 2차 공급사를 갖는 것은 애플에게 이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같은 논의가 한 순간 백지화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소식통은 애플과 인텔의 협력이 언제든 중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텔이 중요한 제품 기일을 맞추지 못하거나 두 기업 사이에서 다른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인텔이 집중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에서 어렵게 얻은 기회를 날릴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아이폰에 사용된 통신 모뎀 칩 / 자료:외신종합>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