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호텔롯데 이사 선임은 기업 승계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 주식 8.83%, 롯데칠성 5.93%, 롯데제과 3.21%, 롯데리아 18.77% 등 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지난달 25일 신 회장을 이사로, 박동기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신 회장은 이전까지는 호텔롯데의 미등기 임원이었지만 이번 이사 선임으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누나 신영자씨, 형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함께 호텔롯데 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번 이사 선임에 따라 신 회장은 앞으로 호텔롯데 대표이사 선임과 경영에 전반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이사 선임은 형 동주씨가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모든 임원직에서 해임된 이후 결정된 사안이라 더욱 관심을 끈다"며 "신 회장이 한 번도 오르지 않았던 두 호텔기업의 이사에 선임된 것은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전반에 더욱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27일에는 부산롯데호텔의 이사에도 선임됐다.
부산롯데호텔 역시 롯데리아 11.79%, 롯데캐피탈 11.47%, 롯데푸드 4.76%, 롯데쇼핑 0.78% 등의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특히 두 회사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일본 롯데그룹과 한국 롯데그룹의 연결 고리 역할도 한다. 두 기업 모두 일본롯데홀딩스가 최대 주주이며 일본롯데와 관계된 투자회사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의 호텔롯데 지분은 19.07%이며, 부산롯데호텔 지분은 46.62%다. 일본과 한국의 롯데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광윤사(光潤社)`도 호텔롯데 지분 5.45%, 부산롯데호텔 지분은 6.83%를 갖고 있다.
광윤사는 도쿄 신주쿠에 있는 포장재 회사로 직원이 3명에 불과하지만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 22%를 보유한 주요주주다. 이 광윤사는 신 총괄회장이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다.
조창용기자 creator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