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 시대…'울상 저축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사상 첫 1%대에 진입하면서 저축은행 업계의 근심도 깊어졌다. 시중은행에서 저축은행과 같은 제2금융권으로 자금이 몰리지만 동시에 예대마진도 줄어든다는 우려다.

금리 1% 시대…'울상 저축은행'

한국은행은 3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2%에서 1.75%로 내렸다. 금리가 내려가면 상대적으로 시중은행보다 예금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의 예금이 증가한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저축은행의 한 직원은 “시중금리가 발표된 당일 오후부터 바로 은행에 손님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며 “금리 발표 하루가 지난 현재도 상담을 기다리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금리 인하로 저축은행들이 더 많은 고객이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자금운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어서 무한정 예금만 늘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무조건 예금만 받는다고 능사가 아니기 때문에 하나둘씩 예금금리를 낮추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며 “대출이 잘 안되는 상황에서 수신을 늘리면 오히려 역마진 부작용이 난다”고 말했다.

금리를 내린 하루 만에 서울지역 저축은행들 중 민국(2.5→2.4%), 현대(2.6→2.4%) 등 두 곳이 예금금리를 낮췄다. 서울지역에서 예금금리가 가장 높은 친애저축은행도 조만간 예금금리를 낮출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업계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은 일찌감치 금리 인하 전 고정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대출해줬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업계의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고정금리인 주택담보대출, 리스크가 반영된 신용대출 등의 영향은 아직까지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예대마진율의 하락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예금금리뿐 아니라 대출 금리도 함께 낮아지기는 하지만 그 격차가 줄어든다”며 “그러나 예금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로 먹고 사는 저축은행의 수익성은 점차 악화되기 때문에 차후 저축은행의 리스크 관리 경영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