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전투를 벌이는 대형 전쟁터가 국내에 처음 마련된다. 이곳에는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과 무인 경전투차량 등 국방로봇이 나와 실전과 같은 강도 높은 테스트를 받는다. 군인 대신 로봇이 실전에 참여할 날도 머지않았다.
국방부와 군은 국방로봇 시험·평가 시설 등을 보유한 370만㎡(약 112만평) 규모의 국방로봇센터 건설 사업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한국국방연구원은 국방로봇센터 건설 사업 추진을 위한 타당성 검토에 앞서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국방연구원이 추정하는 국방로봇센터 건설 후보지는 경북 군위군·예천군·영천시 세 곳이다. 세 곳 중 한 곳을 선정, 환경인식·장애물극복·무인안전성·지뢰탐지·급조폭발물(IED) 등 성능시험소 5곳과 도시운용·야지운용·일반전초(GOP)운용의 운용시험소 세 곳을 설치한다. 국방로봇 연구센터와 26종 실험·시험 장비도 갖춘다.
국방로봇은 미래 전장에서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무기체계다. 합동참모본부는 ‘2016~2020 합동군사전력 목표기획서’에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과 무인 경전투차량을 2021년과 2023년에 전력화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무인전투차량 세트, 정찰용 소형무인전투차량 등 20종 무기체계도 2045년까지 전력화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는 국방로봇 관련 기술개발을 위한 실험시설과 체계개발 시험·평가 시설 등이 없다. 양산장비 인증과 성능평가 등 무인체계 전문 실험·시험 시설도 없다. 국방로봇센터가 설립되면 이 같은 문제를 해결, 실전용 전투로봇을 양산하는 실험·시험을 지속할 수 있다.
국방연구원은 상반기 사업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을 완료한다. 국방부는 타당성이 입증되면 2년에 걸쳐 국방로봇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로봇센터가 가동되면 다양한 국방로봇 연구개발(R&D)과 시험 등을 할 수 있어 안정적 양산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방위사업청은 이와 맞물려 ‘국방로봇 아키텍처 및 안전기준 정립방안 연구’로 안전기준 마련과 관련 법 개정 검토에 착수했다. 방사청은 병사착용형 로봇과 구난 로봇 대상 안전기준을 마련한다. 또 무인지상차량과 선박용 무인로봇 운행을 위해 도로교통법·해상충돌예방법 개정도 추진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