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산업, 자동차 산업 새 영역으로]양지로 나온 구조변경, 튜닝 산업 성장 이끈다

#. 정부가 지난해 3월 제1차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자동차 튜닝 규제 완화를 선언한 지 약 1년이 흘렀다. 같은 해 6월에는 부처별 정책 과제를 정리한 튜닝산업 진흥방안도 마련했다. 그 동안 구조변경 허용, 튜닝부품인증제 도입 등 당장 필요한 제도적 지원의 틀은 어느 정도 마련했다. 이제 ‘튜닝친화적’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남은 과제다. ‘2020년까지 4조원’이라는 전망이 실현되려면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튜닝산업, 자동차 산업 새 영역으로]양지로 나온 구조변경, 튜닝 산업 성장 이끈다

당분간 우리나라 튜닝산업을 이끄는 원동력은 구조변경 시장에서 나올 전망이다. 정부 튜닝활성화대책 주요 축으로 부상하면서 양지로 나온 구조변경 시장은 매출액과 고용인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원래 존재하던 시장이었기에 가장 빨리 규제가 완화된 영역이기도 하다. 용품과 액세서리 분야 역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교통안전공단 ‘튜닝산업 및 일자리 동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체 튜닝산업 규모는 3조2979억원, 이 중 구조변경 시장 규모는 1조8366억원이 될 전망이다. 구조변경 시장이 가장 크고 용품·액세서리 1조1253억원, 전문튜닝 1784억원, 연관산업 1576억원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4조3256억원으로 튜닝 시장이 확대되는 2020년에도 구조변경 시장은 2조3625억원으로 성장의 핵심 축 역할을 한다. 구조변경 시장 연 평균 성장률은 5.2%로 예측됐다.

구조변경 비중이 55.7~54.6%로 꾸준히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구조변경은 자동차의 길이, 구조, 너비, 높이, 총중량 등을 개조·변경하는 행위를 말한다. 법적으로 주행장치와 제동·연료장치 튜닝 역시 ‘구조변경 승인 대상’에 포함되지만 ‘구조’가 아닌 ‘장치’ 변경으로 분류된다. 대표적인 구조변경 사례는 승합차를 캠핑카나 푸드트럭으로 변경하는 행위다.

이처럼 생계형, 여가형 튜닝 수요가 많아 시장이 컸지만 그동안 불법 인식이 강했고 승인 절차도 까다로웠다. 다른 말로 규제 완화 효과가 가장 먼저 나타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했다. 정부가 가장 먼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부처 합동 ‘자동차 튜닝산업 진흥대책’ 발표 직후 캠핑카와 푸드트럭 구조변경을 허용했다. 캠핑카는 소화기와 환기장치를, 푸드트럭은 0.5㎡ 적재 공간과 안전·환경 시설을 확보하면 구조변경을 할 수 있다. 냉동기, 압축천연가스(CNG) 연료통 등 특수장치를 설치하면서 늘어나는 차량 중량 허용치도 확대했다. 승용 및 소형, 경형자동차 중량 증가 허용치는 기존 60㎏에서 120㎏으로, 중형자동차 중량 증가 허용치는 기존 100㎏에서 200㎏으로 늘렸다. 전조등을 제외한 인증 등화장치 역시 승인을 면제했다.

인터넷을 통한 구조변경 신청으로 승인 절차도 간소화했다. 이에 따라 구조변경 승인서를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기존 3~7일에서 당일로 단축됐다. 국토부는 앞으로 ‘인터넷 구조변경 신청제’ 활용을 적극 유도하고, 비승인 대상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구조변경은 없던 시장이 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음지에 있던 시장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산업으로 인정받기 시작하는 단계”라며 “올해 우리나라 튜닝 시장이 3조원으로 급증하는 것은 구조변경 시장의 양성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액세서리와 용품 시장도 성장이 기대되는 영역이다. 구조변경 시장이 개화하지 않았던 지난해까지 이 시장은 전문튜닝을 제외한 튜닝산업 대부분을 차지했다. 2020년까지 연 평균 성장률도 6.6%로 전문튜닝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내비게이션·블랙박스·후방카메라 같은 차량 IT 기기, 카오디오, 보수·관리용품, 멀티소켓, 캐리어 등이 이 시장에 포함된다. 올해는 내비게이션·블랙박스가 튜닝부품인증제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액세서리·용품 시장은 완성차 업체들도 참여하는 영역이어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기아자동차 튜온, 현대자동차 트윅스를 비롯해 국내 완성차 5개 업체 모두 용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불스원, 카렉스, 보쉬 등 대형 업체들도 연간 수백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문튜닝은 가장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2020년까지 연 평균 성장률이 7%에 한다. 튜닝숍에서 차량 외장을 꾸미거나 엔진 출력·연비를 개선하는 개조 작업이 전문튜닝으로 분류된다. 차량 성능에 직결되는 만큼 안전에 대한 부담이 있어 규제 완화 속도는 더딘 편이다. 이 때문에 튜닝 시장이 4조3256억원으로 커지는 2020년에도 전문튜닝 시장은 2499억원으로, 전체 5.8%에 머무를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자동차튜닝대학 설립, 튜닝특성화 대학 육성 등으로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한다. 드레스업, 퍼포먼스, 빌드업 등 부문 별로 전문 교육을 실시해 튜닝산업 규모에 걸맞은 기능·기술인력을 키우는 게 골자다.

다만 엔진이나 전자제어장치(ECU)를 개조하는 퍼포먼스 튜닝 시장에는 변수가 많다. 튜닝부품인증제는 안전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도입됐지만, 시행 초기인 만큼 안전과 성능에 민감한 영향을 끼치는 부품은 대부분 제외됐다. 완성차 업계와 튜닝업계 간 엇갈리는 이해관계도 걸림돌이다.


〈연도별 튜닝산업 분야 별 시장전망(자료:교통안전공단, 단위:백만원)〉

〈연도별 튜닝산업 분야 별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자료 : 교통안전공단, 단위 : 백만원)〉

[튜닝산업, 자동차 산업 새 영역으로]양지로 나온 구조변경, 튜닝 산업 성장 이끈다

[튜닝산업, 자동차 산업 새 영역으로]양지로 나온 구조변경, 튜닝 산업 성장 이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