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현대차·SK·LG 등 30대 그룹이 투자를 대폭 강화하면서도 신규 채용은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정년연장이나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이 신규 채용 감소로 이어진 셈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6일 최근 자산 상위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신규 채용은 지난해보다 6.3% 줄어든 12만1801명에 그칠 전망이다. 2년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30대 그룹은 2013년 실적(14만4501명)보다 약 10% 적은 12만9989명을 신규로 채용했다.
신규 채용을 줄이겠다고 한 그룹은 19곳으로 절반을 훌쩍 넘었고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한 그룹은 4곳이었다. 지난해보다 늘리겠다고 한 그룹은 7곳에 불과했다.
반면에 올해 총근로자 수는 지난해 116만8543명보다 1% 늘어난 118만651명으로 예상했다. 신규 채용은 줄이지만, 기존 직원 고용은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주요 그룹 신규 채용이 감소하는 것은 경기 불안 요인과 함께 정년연장이나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 제도변화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경련이 지난 2일 발표한 ‘2015년 상반기 신규 채용계획 조사’에서도 신규 채용 규모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으로 절반이 넘는 응답자(55.8%)가 ‘적정 정원관리(T/O)’를 꼽았다. ‘국내외 업종경기 상황’(19.4%), ‘인건비 총액’(15.3%), ‘정부시책 호응’(5.8%) 답변이 이어졌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정년연장에 따른 신규 채용 여력 감소와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며 “신규 채용이 줄어드는 고용절벽 현상이 수년간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 신규 채용이 줄어드는 고용절벽 현상을 극복하려면 임금피크제 및 직무성과급 임금체계를 도입하고 경기상황에 맞게 인력조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