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백령도 뱃길따라 제각각 터지는 이통사 LTE

[이버즈 - 김태우 기자]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왔습니다. 3월 16일 아침 7시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해 8시 30분 배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출발하기 전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이동통신을 바다에서도 쓸 수 있을까?’였습니다. 전화통화도 중요하지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느냐가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배를 직접 타보니 이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생각외로 LTE가 잘 터져주더라고요.

물론 이동 3사에 따른 편차는 존재합니다. 수신율을 수치화해서 측정할 수는 없었지만, 4시간 넘는 뱃길에서 체감한 수신율은 분명 차이가 있었습니다.

백령도에 도착하기 30분 전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했습니다. 스마트폰의 테터링으로 노트북에서 인터넷을 했으며, 수시로 수신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활용된 스마트폰은 SKT 아이폰 5s, KT와 LGU+는 아이폰 6입니다.

일단 LG유플러스의 경우 군데군데 전파가 잡히지 않는 곳이 존재합니다. 특히 배가 출발하고 초반에 이런 현상이 많았습니다. 틈틈이 수신 상황을 확인했는데, 출발하고 1시간 30분가량은 LG유플러스는 ‘서비스 안됨’이 뜨는 현상이 빈번했습니다. 다행히 이후에는 이런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KT는 군데군데 LTE가 잡히지 않는 곳이 있긴 했지만, 대신 3G로 연결이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데이터 통신은 다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SKT는 4시간이 넘는 뱃길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전파를 수신했습니다.

[체험] 백령도 뱃길따라 제각각 터지는 이통사 LTE

백령도를 가는 쾌속선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아주머니는 “SKT가 가장 잘 터진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관련 업종 관계자는 대부분 SKT를 쓴다고 합니다. KT도 대체로 잘 터진다네요. 이에 비해 LG유플러스는 수시로 전파가 끊겨 잘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재밌는 현상은 LTE와 3G의 수신 감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LTE에선 안테나가 4개 떴다면, 통화 버튼을 누르는 순간 3G로 변경되면서 안테나가 1~2개 더 떨어집니다. 이런 이유로 KT에선 LTE 안테나가 3개 이상으로 데이터 통신을 잘 되지만, 3G 통화에선 간혹 연결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더군요. LG유플러스는 통화 시 3G로 바뀌지 않습니다. VoLTE를 쓰기 때문이죠.

출발한 지 2시간 30분 무렵부터 KT는 LTE가 아닌 3G로만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30분가량 지속되었습니다. LTE는 잡히지 않았지만, 3G로 이동통신을 쓸 수는 있었습니다. SKT와 LGU+는 수신이 잘 되었습니다.

SK텔레콤은 왜 수신율이 타사보다 좋은 걸까요? 이에 대해 SK텔레콤에 문의해 보니 일단 배에 중계기가 설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주요 이유는 아니라고 합니다.

“SK텔레콤은 서해 5도 전역에 LTE 망을 확충한 상황이지만, 도서 지역이나 해상 지역은 육지와 멀리 떨어져 전파 환경이 불안정합니다. 육지와 달리 고층 빌딩과 같은 장애물이 많지 않아 도심보다 기지국 당 전파 도달 반경이 넓은 편이지만, 먼 곳에서 오는 신호의 간섭도 받을 수 있어 통화 품질 유지가 쉽지 않습니다.

이에 2012년 LTE 전국망 구축 시 6월 서해 5도 지역에 무선 전송장비인 마이크로웨이브(Microwave) 장비와 전송망을 증설하고, 혹시 모를 재난 사태에 대비해 통신망 우회 시설도 구축했습니다. 또한, 전파 전송 방식도 개선해 LTE 서비스에 맞는 충분한 용량을 확보했습니다” SK텔레콤의 설명입니다.

도서 지역에 이동통신을 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마이크로웨이브입니다. 통신 신호를 압축해서 특정 지역으로 쏘는 장비라고 보면 됩니다. 이를 사용해 서해 5도 기간망이 구축되는데요. 이동통신 3사 모두 이런 방식을 씁니다. SKT는 2012년에 기존 30m보다 더 높은 75m 높이의 신형 마이크로웨이브 장비를 깔았습니다. 안테나를 높여 해무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 품질을 높였습니다.

체감상 느끼기에 뱃길에서 KT의 수신율은 SKT보다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합니다. KT 또한 안테나의 높이는 75m로 높였으며, 더 중요한 것은 4x4 MIMO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입니다.

4x4 MIMO는 송신과 수신에 각각 4개의 안테나를 사용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존보다 2배 많은 안테나를 채용한 이유는 해상 커버리지 확장때문이라는데요. KT는 하나의 LTE 기지국만으로 최대 120km까지 커버리지를 확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해당 기술은 3월 시범적용 후 하반기에 백령도 내 상용화 예정입니다.

김태우 기자 tk@ebuz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