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애플리케이션 용량 확대가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를 확대시킬 주요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에 강점을 갖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분명한 기회 요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iSO 앱스토어 내 파일 제한 용량을 2기가바이트(GB)에서 4GB로 상향했다. 애플의 파일 용량 제한 확대는 7년 만이다. 최근 고용량 게임이 늘고 있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다.
애플리케이션 무게 증가는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메모리 용량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는 애플의 앱 용량 확대 정책이 상대적으로 고가인 대용량 메모리 탑재 아이폰의 판매 확대를 유도할 것으로 관측했다. 기존 아이폰 이용자도 앱 사이즈가 커지면서 더 높은 스펙의 스마트폰이 필요해진다.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교체 수요도 유발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번 애플 정책 변화는 반도체, 특히 메모리 반도체에 기회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앱 사이즈를 확대하면서 애플이 하반기 스마트폰 모바일 D램 용량을 1GB에서 2GB로 상향하고, 128GB 등 낸드플래시도 보다 저장용량이 큰 제품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혜를 예상했다.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는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7.0%로 1위, SK하이닉스가 30.6%로 2위를 차지했다. 국내 두 업체가 시장의 80%에 육박하는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분야다.

낸드플래시에서도 삼성전자는 29.7%로 업계 1위다. SK하이닉스는 10.3%로 도시바(22.6%), 샌디스크(18.8%), 마이크론(12.2%)에 뒤쳐져 있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 내 트리플레벨셀(TLC) 제품 본격 양산 등으로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점유율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번 애플의 앱 용량 확대 이외에도 빅데이터 확산, 스마트폰 초고선명(UHD) 동영상 활용 증가 등이 모두 메모리 산업에 청신호가 될 것”이라며 “전반적 데이터 용량 증가 속에 메모리 산업의 고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