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패널 제조업체가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이 성숙 단계로 접어들자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시제품 수준의 생산에 그쳤던 업체들이 수율을 어느 정도 확보하면서 대규모 양산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OLED 독점 구도가 올해를 기점으로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BOE, 티안마, 비전옥스 등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업체가 OLED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달부터 전공정 장비에 대한 입찰을 진행하는 등 올 초부터 OLE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가장 먼저 투자에 나선 BOE는 오르도스 공장에서 5.5세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라인을 이미 가동했고 최근 증착기 성능 등이 개선되면서 생산 수율도 크게 높였다. 조만간 2단계 증설 투자에 착수한다. 청두 6세대 LTPS/AM OLED 라인은 올 상반기부터 장비 발주가 시작돼 2016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된다.
그동안 구체적인 양산품이 없었던 에버디스플레이는 최근 5인치, 5.5인치, 6인치 AM OLED 패널 양산에 성공했다. 기존 월 1만5000장 규모의 4.5세대 OLED 투자 외에도 추가 투자를 올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비전옥스도 월 1만5000장 규모 5.5세대 OLED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4월 장비 구축을 모두 완료하고 2분기 양산에 들어간다. 올 하반기에는 추가 투자를 검토한다.
이 외에 티안마, 트룰리 등도 AM OLED 라인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다 대만 AUO와 일본 JOLED도 경쟁 구도에 빠르게 합류하고 있다.
특히 AUO는 3.5세대 L3D라인을 플렉시블로 전환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플렉시블 OLED 패널 생산량을 크게 확대한다. JOLED는 내년 OLED 시제품을 출시하고, 2017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중국에 OLED 장비 공급을 진행 중인 한 국산 장비 업체 대표는 “초기엔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 성능 이슈 등을 해결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며 “이제 신뢰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만큼 추가 증설투자에서 장비 수주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에버디스플레이, 비전옥스 등 플렉시블 OLED 기술투자 방향이 삼성디스플레이와 동일한 콘셉트로 가고 있다”며 “이 분야에서는 관련 국내 장비 업체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중국·대만 패널 업체들의 OLED 투자 동향>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