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6년 만에 최저...두바이유 급락 가능성도

최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나홀로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정유사 도입 비중이 가장 높은 두바이유 가격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96센트(2.1%) 내린 배럴당 43.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최저 가격이다.

SK이노베이션이 2007년부터 사업에 참여한 베트남 15-1 광구 전경.
SK이노베이션이 2007년부터 사업에 참여한 베트남 15-1 광구 전경.

최근 국제유가는 하락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특히 WTI 낙폭이 큰 상황이다. 다른 유종과 가격 차이는 올해 줄곧 배럴당 5달러 내외였지만 최근 10달러가량 벌어졌다.

미국내 석유 재고 증가로 인한 공급과잉 우려와 달러 강세가 WTI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3월 첫 주 미국의 원유 비축량은 4억4890만 배럴에 이르러 1982년 통계 생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두바이유 등 타 유종의 동반 가격 하락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는 두바이유 도입 비중이 80%에 달하는 국내 정유업계에는 중요 현안이다. SK증권은 두바이유 가격 WTI 가격에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과거 사우디 OSP 프리미엄이 높을 경우 중동 두바이유가 미국 WTI보다 비쌌지만 지난해 말 이후 OSP가 하락했기 때문에 유종간 가격 차이가 발생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손지환 SK증권 연구원은 “WTI 가격 하락이 두바이유 하락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며 “ 아시아 정유·화학의 견조한 재고평가손익은 두바이유 하락으로 소실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