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나홀로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정유사 도입 비중이 가장 높은 두바이유 가격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96센트(2.1%) 내린 배럴당 43.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최저 가격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하락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특히 WTI 낙폭이 큰 상황이다. 다른 유종과 가격 차이는 올해 줄곧 배럴당 5달러 내외였지만 최근 10달러가량 벌어졌다.
미국내 석유 재고 증가로 인한 공급과잉 우려와 달러 강세가 WTI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3월 첫 주 미국의 원유 비축량은 4억4890만 배럴에 이르러 1982년 통계 생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두바이유 등 타 유종의 동반 가격 하락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는 두바이유 도입 비중이 80%에 달하는 국내 정유업계에는 중요 현안이다. SK증권은 두바이유 가격 WTI 가격에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과거 사우디 OSP 프리미엄이 높을 경우 중동 두바이유가 미국 WTI보다 비쌌지만 지난해 말 이후 OSP가 하락했기 때문에 유종간 가격 차이가 발생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손지환 SK증권 연구원은 “WTI 가격 하락이 두바이유 하락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며 “ 아시아 정유·화학의 견조한 재고평가손익은 두바이유 하락으로 소실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