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버즈 - 김태우 기자] 서해 최북단에 있는 섬 백령도를 다녀왔다. 인천과 거리로는 228km로 뱃길로 4시간 가량 걸리는 이곳은 1945년 분단 이후 서해 최북단이라는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안보 위협에 노출되어 있으며, 군사상 요충지로 뉴스에도 종종 이름을 올리곤 한다. 2010년에는 백령도 근처 해안에서 천안함이 침몰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안보 문제와 함께 섬이라는 지리학적 특성으로 재난에도 노출된 백령도에서 통신은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이동통신 3사는 백령도를 중심으로 서해 5도 지역에 네트워크를 제공해 왔다.
그런데 KT에서 기존보다 더 빠르고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한다. 과연 어떻게 한 것일까? KT의 사례를 통해 백령도 같은 도서 지역에는 어떻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지 한 번 알아보겠다.
![[현장] KT 사용자는 백령도 해상에서도 끊김없이 스마트폰 즐긴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5/03/18/article_18091504915036.jpg)
보통 이동통신사에서 백령도 같은 도서 지역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법으로는 육지와 유선으로 연결하는 게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해저에 광케이블을 설치해서 육지와 섬을 연결한다. 이 방법은 현재 몇몇 도서 지역에 쓰이고 있다.
광케이블은 안정성은 높지만, 서해처럼 풍량이 거센 지역에선 쓰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어업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곳에서는 선박이 갈고리로 해저 바닥을 긁고 지나가다 보면 광케이블이 끊어지는 사고도 발생한다. 이로 인해 해당 도서 지역은 광케이블을 다시 연결할 때까지 2~3일가량 인터넷, 휴대전화 등을 쓸 수 없기도 한다.
그래서 광케이블 대신 사용하는 것이 마이크로웨이브. 마이크로웨이브는 통신 신호를 압축해서 특정 지역으로 쏘는 장비다. KT는 2가지 루트로 마이크로웨이브를 쏜다. 하나는 덕적도에서 소청도를 지나 백령도로, 다른 하나는 송도에서 연평도를 지나 소청도로 도달하게 된다. 유선이 아닌 무선으로 멀디먼 백령도까지 통신 신호를 주고받는 것이다.
이통 3사 모두 백령도에 네트워크를 제공하기 위해 마이크로웨이브를 쓰고 있다. 다만 마이크로웨이브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백령도에는 연간 40회 이상 해무가 발생한다. 해무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바다 안개를 말한다. 해무가 발생하면, 배가 출항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웨이브에도 영향을 끼쳐 네크워크가 불안정해진다.
이에 KT는 이번에 새로운 마이크로웨이브 안테나를 설치했다. 안테나를 설치한 철탑의 높이를 75m로 높인 것. 75m는 아무리 짙은 바다 안개가 껴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높이다. 더는 해무 때문에 네트워크가 불안정해질 이유가 없다는 말.
속도는 기존보다 5배 향상된 최대 1Gbps를 제공할 수 있다. 이 때문에 KT는 ‘기가 마이크로웨이브’라고 이름을 붙였다. KT가 밝힌 실제 상용망 속도는 인터넷 600Mbps, LTE 210Mbps 수준이다.
빨라진 속도도 좋은 일이지만, 눈길을 끄는 건 커버리지다. KT는 송수신 커버리지를 늘리기 위해 4x4 MIMO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보다 2배 많은 각각 4개의 안테나로 송수신하게 된다. KT 측이 밝히길 4x4 안테나는 별도의 중계 장치 없이 하나의 기지국 만으로 900MHz 전파를 최대 120km까지 보낼 수 있다고 한다. 기존에는 60~70km밖에 되지 않았다. 해상에 나가 있는 어선과 영상 통화 시연을 진행했는데, 끊김 없는 안정적인 통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동안 어선과 해경선, 여객선 등에서 통신 끊긴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백령도를 포함한 서해 5도의 해상 통신 커버리지 확대로 주민과 관광객 모두 안정적으로 해상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3월 시범 적용 후, 2015년 하반기 백령도 내 상용화 예정이다.
![[현장] KT 사용자는 백령도 해상에서도 끊김없이 스마트폰 즐긴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5/03/18/article_18091614847309.jpg)
만약 백령도 내 LTE 기지국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어떻게 될까? 광케이블이나 마이크로웨이브 등의 장비가 소실된다면 통신 장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재난 상황에서는 끊김 없는 네트워크는 중요한 부분. 이를 대비해 KT가 내놓은 해법은 위성 광대역 LTE 기술.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위성을 활용해 LTE 서비스를 지원하는 기술로 세계서 처음으로 백령도 내에 적용했다.
KT는 해당 기술을 사용해 백령도에서 남극에 있는 ‘장보고 과학기지’와의 위성 광대역 LTE 통화를 시연하기도 했다. 통화 음질이 무척 양호했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 통신을 이용해 카카오톡 이용에도 문제없었다. 위성 광대역 LTE는 설치 반경 10m 이내 총 8대의 휴대전화로 통화할 수 있다.
![[현장] KT 사용자는 백령도 해상에서도 끊김없이 스마트폰 즐긴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5/03/18/article_18091738952256.jpg)
KT는 광케이블, 마이크로웨이브, 위성 광대역 LTE를 모두 합쳐 트리플 기가 네트워크라고 명명했다. 도서 지역에서도 끊김 없는 KT의 네크워크는 그 자체로도 재난망으로 쓰기에 충분해 보인다.
KT 네트워크부문장인 오성목 부사장은 “트리플 기가 네트워크는 백령도를 포함한 서해 5도 주민들의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삶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KT는 앞으로 5년 안에 전국 500여개 유인도에 기가인프라를 구축해 국민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불편 없는 통신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국민기업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우 기자 tk@ebuz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