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해 안 중고차에서 떼어내 가공한 부품(재제조부품)도 인증대상에 들어간다. 재제조부품은 값이 절반가량 싸지만 ‘헌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사용률이 낮다. 대체부품인증제로 성능과 품질을 보장받으면 인식 개선과 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자동차부품협회(KAPA)는 대체부품인증제 대상에 재제조부품을 포함시키는 안을 연내 추진한다. 외관과 성능이 일정 수준 이상 갖춰지면 인증 마크를 부착해 소비자 선택을 돕는 것이 골자다. 보험상품 가입과 연계 여부, 성능 인증 기준 마련 절차는 추진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와 별도 논의할 계획이다.
대체부품인증제는 순정품(OEM 부품)과 성능이 유사하다고 인정되는 자동차 외장 부품을 민관이 인증해 안전성을 보증하는 제도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됐다. 인증을 받으면 인증마크 부착은 물론이고 보험상품 가입 혜택도 볼 수 있다. 순정품 50~60% 가격이지만 전체 부품 시장 2~3%를 차지할 정도로 사용률이 낮다. 현재 부품업체가 순정품을 모사해 만든 새 제품만 인증 대상에 포함된다.
인증 대상이 확대되면 재제조부품도 이와 비슷한 혜택을 볼 수 있다. 업계는 보험상품 가입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인증만 받아도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제조부품 사용률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중고 부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이라며 “대체부품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인증만 받아도 소비자 신뢰는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 상 대체부품은 ‘자동차제조사에서 출고된 자동차에 장착된 부품을 대체해 사용할 수 있는 부품’으로 정의됐다. 신품, 중고품을 별도 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행령을 바꾸면 재제조부품을 인증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
부품 제조사가 새로 만드는 대체부품과 달리 디자인보호법 회피 여지도 있다. 국산 자동차용 대체부품은 순정품을 모사해 만들었기 때문에 완성차 제조사 디자인권을 침해하게 된다. 반면에 재제조부품은 순정품을 떼어내 가공한 부품이기 때문에 법률 위반 가능성이 훨씬 낮다. 한국자동차부품재제조협회는 이미 관련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대체부품인증제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인증 대상 확대에 신중한 시각이다. 대체부품인증제가 시행 초기인 만큼 우선 제도가 안착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보험상품 가입 여부 역시 보험 업계와 협상이 필요한 부분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제조부품 인증 대상 포함 여부는 개정 자동차관리법 취지와 보험업계 입장, 부품업계 입장을 모두 청취해 검토할 사안”이라며 “시장 활성화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우선은 대체부품인증제 조기 안착에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