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저장된 8K 고해상도 영상을 대화면 TV에 빠르게 전송하는 차세대 표준 규격이 나왔다. 세계적으로 4K 영상은 물론이고 8K급 영상 시대를 준비하는 흐름이어서 연결 표준 규격간 선점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18일 롭 토비어스 MHL컨소시엄 의장은 “HDMI 기술은 현재 4K까지 지원하지만 수퍼MHL은 4K를 넘어 5K, 8K까지 지원하는 게 강점”이라며 “4K 기술로 빠르게 진화했고 8K 시장도 빠르게 열릴 전망이어서 10억개 이상 제품에 수퍼MHL 표준이 채택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MHL(모바일 고해상도 링크) 기술 ‘수퍼MHL’은 최대 8K까지 지원한다. 별도 커넥터를 사용해 스마트폰, 블루레이 플레이어, 셋톱박스를 TV 등 디스플레이에 연결하면 고해상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기능에도 적용 가능하다. 새로운 USB 타입C도 지원한다.
4K 영상 시장은 이제 막 기반을 갖췄다. 4K 영상을 지원하는 UHD TV 판매가 빨라졌고 플래그십 스마트폰도 등장했다. 유럽 DVB와 블루레이디스크도 4K 60fps 규격을 검토 중이다.
일본은 2016년 8K 시험방송을 시작해 2020년 도쿄 올림픽부터 8K 전국 방송을 하겠다는 목표다. TV 제조사도 100인치 이상 8K TV를 시연하는 등 미래 시장 대응 기반을 마련했다.
토비어스 의장은 차세대 연결 규격이 유·무선간 강점을 앞세워 공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크롬캐스트와 미라캐스트가 등장해 무선 연결 기술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핵심은 고화질 데이터를 편하게 전달하는지 여부”라며 “모바일은 TV, 접속 포인트, 전송기기 등에서 복잡한 연결 설정을 해야 하므로 쉽게 사용하기 힘든 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블루레이, 셋톱박스 등은 TV에 한 번 연결하면 설정 변경 없이 계속 사용해 여전히 유선 연결은 수요가 크다”며 “40W 충전 기능을 지원하므로 배터리를 충전하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차별점”이라고 덧붙였다.
수퍼MHL 기술은 모바일과 TV를 넘어 자동차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MHL컨소시엄은 지난해 재규어, 델파이 등 자동차 제조사와 애프터마켓을 파트너사로 확보해 양산 차량에 적용될 예정이다. 차량 내 앞뒤에서 영화나 게임을 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므로 고해상도 수요 시장으로 떠올랐다.
토비어스 의장은 “지능형 자동차 시장은 데이터 연결의 핵심 두뇌 역할을 차량이 하느냐 혹은 스마트폰이 하느냐를 두고 경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개도국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없는 차량을 구매한 뒤 애프터마켓에서 별도 장착하는 시장도 있어 자동차 제조사와 스마트폰 제조사가 지역에 따라 주도하는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