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서울시가 강남역 인근 상습침수의 원인으로 서초동 사옥 지하연결통로의 시공오류를 지목한데 대해 “적법하게 설계됐다”고 정면 반박했다. 서울시도 삼성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해결책을 찾아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18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에서 수요 사장단회의 브리핑을 갖고 “서초구청이 설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허가를 내준 것”이라 밝혔다.
전날 서울시는 ‘강남역 일대 종합배수개선대책’을 발표하며 강남역 사거리 상습침수 원인으로 △항아리 지형 △강남대로 하수관로 설치 오류 △반포천 상류부 통수능력 부족 △삼성사옥 하수암거 시공 오류를 지목했다. 삼성전자빌딩의 하수암거 일부가 역경사로 시공돼 물 흐름이 막힌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중 5억원을 투입해 삼성전자빌딩 인근 하수관로 흐름 개선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지하철 강남역과 삼성전자빌딩 간 지하 연결통로를 건설하면서 하류측이 약 1.8m 높은 역경사로 시공돼 물길이 막혀 침수를 가중시킨다는 지적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이 ‘시공과정의 적법성’을 들어 강남역 침수에 대한 삼성 책임론을 정면반박하며 향후 삼성과 서울시 간 지하통로를 두고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삼성의 반응에 대해 삼성과 해결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김준형 서울시 하천관리팀장은 “서울시는 삼성 서초동 사옥의 적법 시공에 대해 부정하지는 않는다”면서 “정상적인 행정절차를 거쳤어도 현재 하수도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만큼 정상화 방안을 찾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