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8년여 만에 최저, `반값` 밀레 세탁기 등장에 직구족 독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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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엄청 떨어졌던데 이럴 땐 뭘 사두면 좋을까요?”

모 ‘해외 직접구매(직구)’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게시판 글 제목이다. 최근 유로화뿐 아니라 엔화가 약세를 보이자, 직구족이 미국에서 유럽·일본 인터넷쇼핑몰로 눈을 돌리고 있다. 환율 효과로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 시작했다.

직구 배송대행업체 몰테일이 집계한 올들어 이달 15일까지 일본과 독일 직구 배송대행 건수는 각각 2만3000건과 2만건가량. 지난해 동기 약 1만3000건, 8500건과 비교해 76%, 135% 큰 폭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지난해 25만건에서 올해 27만건으로 8% 증가에 그친 미국과는 확연한 차이다.

유로화 약세로 독일 직구가 늘었다. 사진은 직구 배송대행업체 몰테일의 미국 물류센터 모습.
유로화 약세로 독일 직구가 늘었다. 사진은 직구 배송대행업체 몰테일의 미국 물류센터 모습.

특히 독일 직구가 주목된다. 독일 제품 브랜드 선호도가 높음에도 국내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다. 미국과 달리 대규모 할인 이벤트도 없어 직구 건수가 많지 않았다. 8년여만에 가장 큰 유로화 약세에 직구족이 대거 독일 인터넷 쇼핑몰을 찾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200만원대에 살 수 있는 지멘스 전기레인지는 40만원대(이하 배송비 및 세금 제외) 수준이고 네스프레소 캡슐형 커피머신도 50만원대 모델을 25만원 정도에 독일 인터넷 쇼핑몰에서 살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좀체 거래되지 않던 세탁기 구매도 이뤄졌다. 국내에서 400만원대에 달하는 밀레 세탁기는 190만원 정도면 산다. 무게와 부피가 커서 배송비가 많이 들지만 현재 가격이라면 국내와 비교해 100만원 이상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일본은 가까운 거리 특성상 배송비 부담이 크지 않다. 직구족은 스피커, 컴퓨터 주변기기, 장난감, 피큐어 등을 즐겨 찾는다. 최근에는 R사 초콜릿이 국내에서 2만원대에 판매되지만 일본에서 7000원에 구매할 수 있자 인기를 끌었다. 30만원대인 H사 키보드는 20만원대, 50만원대인 M사 클리닉 세트는 15만원대에 일본 인터넷 쇼핑몰에 올라와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유로화 대비 원화 월 평균 환율은 1207원으로 지난해 3월 1480원과 비교해 270원가량 하락했다. 일본 엔화도 이달 19일 현재 923원으로 지난해 3월의 1047원보다 100원 이상 내렸다. 유로화 대비 원화 환율은 8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최재섭 남서울대 국제유통학과 교수는 “글로벌 가격 정보를 특정 개인이나 집단만이 아닌 누구나 접할 수 있게 됐고 물류비도 낮아져 ‘최저가’ 개념이 한 국가에서 글로벌로 바뀌고 있다”며 “기업은 과거와 같은 높은 이윤을 추구하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표】독일 직구 인기제품 / ※자료:업계(직구가격은 배송비, 세금 미포함)>


【표】독일 직구 인기제품 / ※자료:업계(직구가격은 배송비, 세금 미포함)

<【표】몰테일 주요 국가별 배송대행건수 / ※자료:몰테일(3월은 15일까지)>


【표】몰테일 주요 국가별 배송대행건수 / ※자료:몰테일(3월은 15일까지)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