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체 부위 중 하나다. 하지만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야만 병원을 찾기 때문에 뒤늦게 병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눈을 건강하게 사용하는 좋은 방법은 생애주기별 안과질환에 대해 알고 예방하는 것이다.
키는 20세까지 크지만, 시각은 7~8세면 발달이 끝난다. 이 기간에 난시나 근시, 약시, 사시 와 같은 문제점을 발견했을 때는 즉시 치료해야 한다. 특히 영유아는 눈에 이상이 있어도 이를 판단하기 어렵고, 의사표현 능력도 한계가 있어 부모의 관찰이 중요하다.
아이의 눈에 대한 관심은 신생아 때부터 필요하다. 눈곱이 많이 낀다면 결막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미숙아는 망막증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아이가 태어난 지 세 달 정도 지나면 사시인지 확인해 볼 수 있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눈동자를 움직이면서 아이가 따라오는지 살펴본다. 6개월이 지나도 양 눈의 시선이 다르면 사시일 수 있다. 사시는 미용 상 문제도 있지만 약시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만 3세가 되면 시력검사와 굴절검사를 받는다. 원시, 난시, 근시, 약시와 같은 시력 장애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아이가 TV를 볼 때 가까이 가서 보거나 눈을 가늘게 뜨고 볼 때, 눈을 자주 비비거나 깜박인다면 소아근시일 수 있다.
시력은 7세 전후로 모두 완성되지만 안구는 계속 성장하기 때문에 시력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근시 때문에 안경을 쓴다면 6개월에 한 번은 안과 검사를 통해 눈에 맞는 안경으로 바꿔주는 것이 필요하다.
청소년기와 성인기는 책을 보거나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이용하는 시간이 가장 많은 때로 눈이 피로할 때가 많다. 게다가 건조한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고 라식이나 라섹 같은 시력교정술을 하는 비율이 높아 안구 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안구 건조증이 심하면 안구 표면에 상처가 생기고 이물질이 쉽게 달라붙어 각막염과 같은 각막 손상으로 시력이 저하될 수 있다. 안구 건조증 해소를 위해 인공눈물을 넣거나 물을 자주 마셔 눈에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이나 독서를 할 때는 의식적으로 눈을 잘 깜박여 주는 것도 좋다.
20살 이후에는 콘택트렌즈 사용도 느는데, 렌즈를 고를 때 눈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우선순위에 두고 선택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40대부터는 백내장과 녹내장, 망막질환 등이 발병할 수 있다. 그 중 녹내장과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은 3대 실명원인으로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점차 좁아지다가 결국 시력을 잃는 병이다. 녹내장은 병의 진행만 늦출 수 있을 뿐 완치가 불가능해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은 높은 혈당이 망막의 미세혈관 혈액순환을 방해해 시력 감소를 일으키는 병이다. 당뇨병 초기에 혈당 조절을 잘하면 발병을 지연시킬 수 있지만, 일단 발병하면 진행을 막기 어려워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
황반변성은 시신경이 밀집한 망막 중심인 황반부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퇴행성 질환으로 노화가 가장 큰 원인이며, 흡연이나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로 인해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뿌옇게 되는 병이다. 수술을 통해 뿌옇게 된 수정체의 이물질을 초음파로 제거한 뒤 개인 시력에 맞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한다.
‘몸이 천 냥이라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다. 건강한 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뜻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생애주기별 안과 검진이 필요한 이유다.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