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앤씨테크놀로지가 자체 개발한 와이파이 모듈 양산을 시작하며 무선통신 반도체 사업 확대에 팔을 걷었다. DMB 칩이 주 매출원이었으나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새롭게 열리면서 지난 3년간 개발해온 와이파이 기술로 제2의 도약을 꾀한다.
아이앤씨테크놀로지(대표 박창일)는 국내 종합가전사와 와이파이 모듈 공급 계약을 맺고 양산을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일본 스마트 토이 기업에 칩을 납품한 데 이어 국내 기업과는 처음으로 공급을 계약했다.
아이앤씨의 칩은 제습기, 공기청정기 등 소형 환경가전 제품에 장착된다. 중앙제어장치인 마이크로컨트롤러(MCU)를 집적해 외부 MCU 없이도 응용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거쳐 가동시간, 습도 조절 등을 생활 패턴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외부에서도 기기를 동작시킬 수 있다.
아이앤씨는 신사업으로 추진해온 와이파이 모듈 사업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이앤씨는 지난 2008년 T-DMB(지상파용 DMB) 칩 시장 점유율 92%를 달성하며 고공행진을 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분야 매출이 줄었다. 2009년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 510억원, 영업이익 183억원(이익률 36%)까지 기록했으나 이후 실적이 급감했다. 지난해 매출 53억원, 영업손실 116억원으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아이앤씨는 2010년부터 와이파이 칩을 상용화하는 데 공을 들였다. 뿐만 아니라 LTE-A용 RF 트랜시버, 블루투스, 전력선통신(PLC)도 개발하며 사업 다각화 기반을 갖췄다.
와이파이는 사물인터넷 시장이 커지면서 주목받는 무선통신 기술 중 하나다. TV, 냉장고 등 생활가전에 와이파이를 탑재해 스마트 홈을 구현하는 추세가 빨라졌다. 자동차도 와이파이를 장착해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정비하는 등 쓰임새가 커지고 있다.
아이앤씨는 사물인터넷 토털 솔루션 기업을 목표로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의 무선 통신 칩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계약이 국내 시장은 물론이고 중국 가전시장에도 진입하는 것이어서 향후 시장 확대를 기대했다.
스마트 에너지 표준 규격인 SEP2.0을 자체 개발한 뒤 와이파이 모듈에 내재화해 세계 각국의 무선인증을 취득했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 미국, 유럽 등으로 판로를 확대할 방침이다.
상반기 중에는 통신사와 함께 진행 중인 ‘스마트 홈 프로젝트’에서 통신사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탑재한 와이파이 모듈을 출시할 계획이다. 보안을 강화한 기업용 서비스와 SSL 지원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프린터와 네트워크 제품도 개발 중이다.
아이앤씨 관계자는 “올해 일본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고 새롭게 국내 공급도 시작해 지난해 대비 올해 실적이 더 나아질 것”이라며 “무선통신 칩으로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