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10배차이 가격 양극화 `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 9만9000원짜리 제품이 등장하면서 ‘가격 양극화’가 극에 달하고 있다. 고가 로봇청소기 가격은 100만원을 훌쩍 넘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각종 기능과 센서가 부착된 프리미엄 제품을 원하는 수요와 기본 청소 기능에만 충실하면 된다는 수요가 분리된 현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10만원대를 파괴한 9만9000원짜리 로봇청소기가 나왔다. 10만원대 초반 제품도 즐비하다. 1인가구와 신혼부부를 타깃으로 저가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들이 유통 마진을 줄인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들 업체는 유통 수수료가 많이 드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채널인 소셜커머스, 오픈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다.

로봇청소기, 10배차이 가격 양극화 `왜?`
로봇청소기, 10배차이 가격 양극화 `왜?`

글로벌 PC제조기업 에이수스(ASUS)의 자회사 아가아이티(AGAiT) ‘아가아이티 미니 로봇청소기’는 국내에서 10만원대 초반으로 판매된다. 수입사인 실버브라더 관계자는 “평수가 작은 집에 사는 신혼부부나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다”며 “규모가 큰 집은 40만원대 이상의 고사양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권하는데, 이유는 가격별로 청소 설정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독일 가전사 보만의 로봇청소기를 수입하는 정신전자도 10만원대 로봇청소기를 판매하고 있다. 정신전자 관계자는 “로봇청소기 중견업체인 모뉴엘과 마미로봇이 무너지면서 중저가 가격대를 공략해 이전보다 매출이 늘었다”며 “봄이 오면서 청소를 하는 집이 많아져 판매 증가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로봇청소기, 10배차이 가격 양극화 `왜?`

반면 100만원이 훌쩍 넘는 로봇청소기도 있다. 삼성전자의 ‘파워봇’은 출고가가 109만~119만원으로 이들보다 가격이 10배나 높다. 삼성전자는 기존 자사 로봇청소기보다 약 60배 강력해진 디지털 인버터 모터로 흡입력을 대폭 높였다. 강한 흡입력으로 쓸어 담는 방식의 기존 로봇청소기가 갖는 약한 청소능력의 한계를 극복했다. 또 작은 장애물을 감지해 피하는 풀뷰 센서, 실내구조를 분석해 이동하는 내비게이션 카메라, 평평하지 않은 바닥과 문턱 등 장애물도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보통 ‘카메라’가 달려 내비게이션 기능이 있는 로봇청소기는 그렇지 않은 모델보다 10만원이상 비싸다. 또 흡입력을 높이기 위해 좋은 모터를 달수록 가격은 높아진다.

유진로봇 관계자는 “로봇청소기가 저가와 프리미엄 시장으로 구분되고 있다”며 “청소 성능만 갖춘 기본 제품은 가격이 저렴하고, 각종 기능이 담긴 프리미엄은 사물인터넷(IoT)과 연결하는 등 다른 수요를 만족시켜 주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