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신기업, 마그네슘 30㎛ 박판 개발...스피커 진동판 등 활용 다양

토종 소재기업이 세계 최박형 마그네슘 박판 소재를 개발했다. 고급 스피커용 진동판, 정보기술(IT)용 방열·전자파 차폐 소재로 적용 가능하다.

영신기업(대표 백진욱)은 압연 공정으로 30마이크로미터(㎛) 두께 마그네슘 박판을 생산했다고 23일 밝혔다.

영신기업, 마그네슘 30㎛ 박판 개발...스피커 진동판 등 활용 다양

마그네슘은 가볍고 강도가 뛰어나 IT 기기에 널리 쓰이지만, 깨지기 쉬워 얇은 두께로 가공하기 어렵다. 대다수 국내 업체는 압연 대신 다이캐스팅(주조) 방식으로 마그네슘 소재를 생산한다. 다이캐스팅 방식으로는 0.7밀리미터(㎜) 두께 이하 마그네슘 소재를 생산하기 어렵다.

이 시장은 닛폰금속 등 일본 업체가 관련 기술을 선점하면서 국내 세트업체에 비싼 가격에 판매 중이다. 일본 업체는 50㎛ 수준 마그네슘 박판을 생산하고 있다. 차세대 완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40㎛ 두께 마그네슘 박판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

영신기업은 이보다 얇은 30㎛ 두께 제품을 개발해 기존 마그네슘 박판 시장 구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 회사는 철·알루미늄 관련 소재를 생산하다가 3~4년 전 고부가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마그네슘 박판 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부터 회사 주력 사업인 알루미늄 소재부문을 축소하고 마그네슘 소재 상업화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영신기업은 기존 축적한 알루미늄 압연 기술을 바탕으로 마그네슘 소재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향후 마그네슘 박판 생산성을 높여 일본 소재 대비 절반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이 회사가 마그네슘 박판 소재 개발로 노리는 곳은 고급 스피커 시장이다. 마그네슘은 저주파부터 고주파까지 넓은 음역을 구현할 수 있어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낸다. 고급 차종이나 마니아용 고급 스피커에 반드시 마그네슘 진동판을 쓴다.

영신기업은 장기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한다. 현재 스마트폰 스피커에는 필름 수지로 만든 진동판이 쓰인다. 마그네슘 진동판 가격이 비싼 탓이다. 영신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필름 수지 진동판을 마그네슘으로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기업이 마케팅 대상이다.

백진욱 영신기업 사장은 “국내 대기업을 통해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뿐 아니라 TV 제조업체와 테스트 중”이라며 “이르면 올해 마그네슘 박판 소재 사업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