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성형병원 그랜드 성형외과 등 `유령수술` 도마 위

대형 성형 병원인 그랜드 성형외과 등이 관련된 `유령수술`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유령수술`이란 환자의 동의없이 상담한 유명의사 대신 수술경력이 짧은 의사로 바뀌는 수술을 의미한다. 유령수술이 성행하는 이유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병원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유령수술 문제가 불거진 것은 대한성형외과의사회가 지난 1월 그랜드성형외과에 대해 유령수술 등을 이유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부터다. 의사회는 지난해 4월에도 이 병원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환자가 사망하자 그랜드성형외과 측의 불법-탈법 진료가 있다고 판단해 이 병원 의사 7명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성형외과의사회가 원장들에게 적용한 혐의는 사기와 의료법 위반, 근로기준법 위반, 마약류관리법 위반, 약사법 위반 등이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2008년 이후 최근까지 10만명 이상이 여러 성형병원에서 유령수술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랜드 성형외과병원 측은 강하게 반발하며 대응에 나섰다. 병원측은 지난 11일 "하지도 않은 대리수술을 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대한성형외과의사회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그랜드병원측은 "2013년 12월 병원에서 수술받은 환자가 숨지는 의료사고가 발생한 이후 성형외과의사회가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언론 등을 통해 대리수술 의혹을 제기해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1년 넘게 참아왔지만, 더는 방관할 수 없어 그동안 모아놓은 사실 관계자료를 기초로 형사 고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성형외과의사회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도 고발했다고 밝혔다.

유령수술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근절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며 시민단체도 나섰다.

(사)소비자시민모임과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9일 `유령수술감시운동본부`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유령수술 감시활동을 시작했다. 공식 홈페이지(www.ghostdoctor.org)를 오픈했고, 콜센터(1899-2636)를 운영해 유령의사로부터 수술 받은 환자들의 피해사실을 접수받았다. "5개 성형외과 9명의 피해자 신고가 들어온 데 이어, 추가로 계속 접수를 받고 있다"는 게 본부측의 설명이다.

본부측에서는 "강남 소재 4개 성형외과 4명의 피해자에 대해서는 `유령수술` 여부에 대해 현재 검토 중에 있고, 그랜드성형외과 5명의 피해자에 대해서는 이들을 처음 진찰하고, 수술 계획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던 집도의사의 진술서를 통해 해당 수술이 `유령수술` 이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진술서에는 `유령수술감시운동본부`에 신고를 한 그랜드성형외과 피해자 중 1명의 유령수술 날짜와 내용, 환자 성명, 휴대폰 번호와 함께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것. 진술서 내용에는 2013년 8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그랜드성형외과에서 본인이 진찰해서 수술하기로 했던 모든 `턱광대뼈축소수술` 환자는 유령의사가 수술하도록 병원장이 직접 지시했고, 관련 증거도 보관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까지 있다는 설명이다.

`유령수술감시운동본부`는 2013년 8월부터 11월까지 그랜드성형외과에서 `턱광대뼈축소수술`을 받은 유령수술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타 성형외과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피해사실 접수를 추가로 받아 형사고소 및 집단 민사소송을 위한 법적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령수술과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그랜드성형외과측과 여러차례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병원측은 현재까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나성률기자 nasy23@etnews.com


‘유령수술’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그랜드성형외과 홈페이지

대형성형병원 그랜드 성형외과 등 `유령수술` 도마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