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칩테크놀로지가 메탈 케이스와 핀테크(Fintech) 기술 확산으로 기회를 맞았다.
스마트폰에 메탈 케이스와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새로운 하드웨어 부품이 적용되면서 이 회사 주력 제품인 코먼모드 EMI필터(CMEF) 수요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스마트폰 하드웨어 성능도 점차 높아지고 있어 CMEF 시장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노칩테크놀로지(대표 박인길)는 CMEF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지난해보다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CMEF는 세라믹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이노칩이 처음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기존 정전기(ESD) 필터와 전자파(EMI) 필터를 하나로 구현했다. 지난 2010년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상승세에 올라탔다. 현재 고가 스마트폰에는 대당 10개 이상, 중저가 스마트폰에는 5~8개 CMEF가 탑재된다.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CMEF 수는 3세대(3G) 스마트폰 갑절 수준이다.
이노칩테크놀로지는 글로벌 CMEF 시장에서 점유율이 30% 이상이다. CMEF 시장에서는 일본 무라타·TDK 등 글로벌 기업도 후발업체에 불과하다.
최근 CMEF 수요를 견인하는 요인은 메탈 케이스와 핀테크 기술의 확산이다. 플라스틱 케이스와 달리 메탈 소재는 전자파를 모으는 특징이 있다. 전기 전도성도 높아 정전기와 전자파를 줄이는 게 숙제다. CMEF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NFC 등 핀테크 관련 부품이 채택돼 스마트폰 회로 복잡도가 증가한 것도 CMEF 수요 확대에 긍정적이다.
이노칩테크놀로지는 CMEF를 최초 개발한 덕분에 국내 스마트폰 업체뿐 아니라 중국 업체에도 공급하고 있다. 다른 소재부품 업체와 달리 특정 고객사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폭이 크지 않은 이유다. 최근 샤오미·레노버·화웨이·TCL 등 중국업체가 고가 스마트폰 라인을 강화하면서 CMEF 수요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현재 이노칩테크놀로지는 중국 스마트폰 세라믹 부품 시장에서 점유율이 절반 수준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전문가는 “CMEF 등 세라믹 부품은 제품 소형화와 양산 수율 확보 능력이 중요하다”며 “이노칩테크놀로지가 신제품 CMEF를 생산하면 후발업체가 6개월 간격으로 추격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MEF를 이을 이노칩테크놀로지 신성장 동력으로는 압전 스피커가 손꼽힌다. 이노칩테크놀로지는 3~4년 전 일본업체가 독점해온 압전 스피커 국산화에 성공했다. 슬림형 메탈 케이스와 RF 부품이 확산되면서 압전 스피커 수요도 향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노칩테크놀로지는 지난해 팬택에 스마트폰용 압전 스피커를 처음 공급했다. 이르면 상반기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 압전 스피커는 2㎜ 이하 두께로 생산할 수 있고, 전력 소모도 적다. 현재 쓰이는 3~4㎜ 두께 전자식 스피커보다 슬림화에 유리하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