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주위를 도는 ‘또 다른 달?’

행성 주위를 공전하는 천체를 위성이라고 한다. 지구 주위를 도는 달도 이런 위성이다. 인공위성을 빼면 지구를 도는 위성은 달 밖에 없는 것 같지만 지구 주위를 일반적인 타원형이 아닌 나선형으로 이뤄진 복잡한 궤도로 도는 소행성이 있다. 바로 3753 크뤼트네(3753 Cruithne)다.

지구 주위를 도는 ‘또 다른 달?’

지구는 태양 주위를 원형에 가까운 궤도를 그리면서 공전하는 데 비해 3753 크뤼트네는 타원 궤도를 그린다. 이런 이유로 지구와 3753 크뤼트네는 서로 공전하는 위치를 안팎으로 바꿔가면서 움직인다. 물론 실제 움직임은 더 복잡하다. 지구와 태양을 중심으로 3753 크뤼트네의 움직임을 옆에서 지켜본다면 지구 공전 면을 기준으로 3753 크뤼트네는 상하로 흔들리면서 나선형으로 회전한다. 이런 복잡한 형태로 공전을 한 바퀴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800년이다.


3753 크뤼트네는 지난 1986년 발견된 비교적 새로운 소행성에 들어간다. 엄밀하게 말하면 위성이 아니라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이다. 물론 직경은 5km에 불과한 작은 천체지만 질량은 1,300억 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만일 3753 크뤼트네가 지구와 충돌한다면 공룡 멸종을 일으킨 것 같은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백악기 말기 규모의 영향을 지구에 끼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충돌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한다. 다음번에 지구에 접근하는 시기는 2,750년 이후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