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구진이 그래핀 박막 위에서 머리카락보다 얇은 ‘극미세선(나노와이어)’이 저절로 자라 형성되는 현상을 세계 처음으로 발견했다.
발견 주역은 한·미·일 3국에서 활동 중인 김관표, 정후영 UNIST 교수, 이원철 도쿄대 박사, 박정원 하버드대 박사, 이훈경 건국대 교수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다.
연구팀은 무기물질인 나노와이어가 그래핀 박막 위의 결에 따라 저절로 정렬(자가 정렬)돼 나타난다는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이론과 실험적으로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그래핀 표면은 화학적으로 안정돼 있어 표면 위에서 무기물질의 자가 정렬이나 조립은 불가능하다는 기존 학설을 뒤집은 것이다.
나노와이어는 지름 1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정도의 극미세선으로 우수한 전기·광학·화학적 물성을 지녀 반도체, 에너지, 생물 및 의학 분야에서 응용 가능한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그래핀과 금 입자를 산성 반응용액에 넣으면 무기물질인 ‘시안화 금(AuCN)’이 그래핀의 ‘지그재그(zigzag)’한 결에 따라 나노와이어 형태로 스스로 결성돼 자라는 사실을 찾아냈다.
이와 함께 플라즈마를 이용해 나노와이어가 자라지 않은 부분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리본 형태 ‘그래핀 나노리본’ 제조에도 성공했다. 그래핀 나노리본은 기존 그래핀보다 뛰어난 전기적 특성을 지녀 반도체 및 스핀 소자로 각광받았지만 제조가 어려웠다.
김관표 UNIST 교수는 “그래핀과 무기물질 사이의 새로운 상호작용을 이론과 실험으로 밝혀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동시에 차세대 반도체 및 스핀 소자로 각광받는 ‘그래핀 나노리본’을 개발해 산업적 응용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24일자에 실렸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