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가 계획 중인 수도권 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 조성 사업이 난관에 부딪혔다. 튜닝 테마파크 유치가 무산되면서, 부지의 절반을 할애한 튜닝 단지 조성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친환경 자동차 클러스터’ 사업 정상화를 위한 고양시의 고민도 깊어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고양시는 강매동 친환경 자동차 클러스터 부지 내에 독일 자동차 튜닝 전문기업 4개사가 조성하는 ‘자동차 튜닝 테마파크’ 유치를 희망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압트(ABT), 브라부스, 테크아트, AC 슈니처 4개사는 테마파크 입지 후보를 화성시와 안성시로 좁혔다.
이들 업체는 테마파크에서 선진 튜닝 문화를 소개하고, 일반인과 전문가 대상으로 튜닝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테마파크 조성 사업은 지난해 10월 경기도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면서 추진됐다. 고양시를 비롯한 11개 기관이 유치를 희망했으나 화성시, 안성시만 최종 후보로 남았다.
고양시 친환경 자동차 클러스터는 부지 12만평 중 절반가량인 5만2000평이 튜닝 관련 부지다. 튜닝협회 외에는 아직 입주 의사를 밝힌 기업이나 기관이 없다. 튜닝 테마파크 유치 불발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클러스터는 우리나라 최초 복합단지로 기획됐고, 정부가 지정하는 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 후보로는 수도권에서 가장 유력한 지역이었다. 독일 4사는 부지 매입 비용, 체험시설 운용 시 소음 민원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례를 봐도 자동차 전·후방 산업을 최대한 끌어모아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이 대세여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클러스터에는 튜닝 외에도 자동차 특성화대학, 자원순환센터, 정비·교육·연구개발(R&D) 단지가 들어선다. 복수의 국산·수입 완성차 전시장과 중고차 전시장도 입주가 유력하다. 2018년까지 자동차 전·후방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단지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고양시가 유치를 시도했던 독일 4사는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업체여서 상징성도 크다. 아우디(압트), 메르세데스 벤츠(브라부스), 포르쉐(테크아트), BMW(AC 슈니처) 전문 튜닝 업체로 입지가 높다. 올해 제네바모터쇼에서 사상 최고 판매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통상 모터쇼에서 20~30대 주문을 받은 것에 반해 올해 모터쇼에서는 60여대가 팔렸다.
튜닝카 평균 가격은 3억원이 넘고, 8억원이 넘는 차도 포함됐다. 고급 양산차보다는 ‘나만의 차’를 선호하는 글로벌 트렌드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튜닝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안성시·화성시 현지 실사도 다음 달 말로 연기됐다. 독일 4사는 애초 이달 말 현지 실사를 실시하고 다음 달 초 입지를 확정할 계획이었다.
친환경 자동차 클러스터 조성 민·관 합작법인 고양 케이월드는 이들 빈자리를 국내 기업으로 채운다. 특히 튜닝인증센터 등 기업 활동에 필요한 시설을 유치해 입주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케이월드 관계자는 “남은 기간 동안 우리나라 시장 상황에 더 잘 맞는 국내 기업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며 “튜닝인증센터처럼 기업을 유인할 기관이 들어설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