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논문 제출 과정이 자칫하면 자신의 연구결과물의 특허 등록을 막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최근 특허심판원 무효심판 사건에서 드러났다. 이에따라 학위논문이나 연구결과물은 등재시스템에 올리기 전에 특허출원을 먼저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 졸업시즌이 되면 예비 석·박사들은 자신의 연구결과물을 온라인 학위논문 제출시스템에 등재해 논문 제출을 마무리하고 동시에 연구결과를 특허출원할 계획을 세운다.
박사학위 졸업예정자인 A씨도 학위논문 제출시스템(dCollection)에 논문을 제출했다. 그리고 1년간 비공개를 요청하고 이 기간에 특허출원을 마쳐 특허등록을 받았다. B씨가 A씨의 특허에 이의를 제기했다. 서지사항인 초록은 비공개 대상이 아니어서 특허출원 전에 발명이 공개된 것이라며 A씨의 특허등록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 이 사건(2014당1581)에서 초록이 실제로 비공개 요청기간인 특허출원 전에 공개된 것인지 여부, 만일 공개되었다면 발명자의 의사에 반한 공개라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특허심판원(원장 제대식)은 제출된 증거자료만으로는 초록의 특허출원 전 공개 여부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고, 발명자가 특허출원을 이유로 논문의 비공개를 요청한 이상 발명의 핵심적 내용을 기재한 초록을 공개하거나 공개를 용인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허권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논문초록의 공개는 공익적 입장에서는 새로운 지식을 공유하여 기술발전을 촉진하는 순기능을 수행하지만, 시스템 미비 내지 본인의 부주의 등으로 공개되는 경우 특허확보가 어려워 개인의 입장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공지된 경우라도 그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실제로 쉽지 않아 자신의 논문에 의해 특허출원이 거절될 수도 있다.
현행 학위논문 입력시스템이 발명의 핵심 내용을 기재한 초록 등을 필수 입력사항으로 설정하고 비공개 요청 시에도 이를 공개대상으로 하고 있다면, 자칫 이로 인해 훌륭한 발명의 특허등록이 거절될 수 있으므로 시스템을 세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특허심판원 주영식 심판장은 "학위논문이나 연구결과물은 등재시스템에 올리기 전에 특허출원을 먼저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불가피하게 공개된 경우에는 공지예외제도를 활용하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위 사례와 유사하게 자신이 연구비 신청 시스템에 등재한 내용 때문에 본인의 특허등록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므로 연구비 지급 기관들도 연구내용을 출원 전 철저히 비밀유지해 주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고 연구자들도 이에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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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욱기자 wo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