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3A호 L-1]25일 점검회의 뒤 최석원 사업단장 일문 일답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3A호가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 내 MCC서 30㎞떨어진 사일로에 정상상태로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5일 러시아 야스니발사장 호텔 2층 회의실에서 아리랑 3A호 발사준비 종합점검회의를 열고 기술적인 점검 결과와 현지 기상 조건 등을 확인했다.

[아리랑 3A호 L-1]25일 점검회의 뒤 최석원 사업단장 일문 일답

최석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목적실용위성3A 사업단장은 점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성 및 발사체 모두 정상 상태여서 26일 새벽(현지시간) 발사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러 연구진들은 아리랑 3A발사 5분전까지 발사체와 위성의 이상 유모를 점검하게 된다.

다음은 최 단장 일문일답.

-오늘 회의에서 점검한 것은.

▲미래창조과학부 측과 정상발사를 위한 데이터 확인 작업을 진행했다. 날씨나 기온 등 기상 상황도 포함됐다. 25일 야스니 날씨는 흐린 상태다. 바람은 초속 9m다. 초속 25m이하라면 이론적으로 발사에는 지장 없다. 기온은 최고 영상 7도, 최저 영하 4도다.

점검 내용은 연료주입과 위성의 기능적인 문제 등이 다뤄진다. 위성과 원격자료수신장비(텔레메트리) 간 인터페이스가 원활한지 등도 점검결과를 확인했다.

-아리랑3A호의 발사준비 상황은?

▲지난해 11월 25일 대전 유성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출발해 같은 달 27일 야스니 발사장에 도착했다. 그 뒤 12월 13일까지 위성의 이송중 문제가 없었는지 전기계통을 점검하고 위성에 연료주입을 마쳤다. 당초 지난해 12월 24일로 발사일정을 잡았으나 우크라이나 엔지니어들이 발사장으로 오지 못했다. 본격적인 준비는 다시 올 3월 11일부터 시작했다. 위성을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이 있는 상단부에 탑재했다. 이달 19일 위성을 조립동으로부터 20㎞ 떨어진 발사대(사일로)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해 21일 사일로에 미리 갖다놓은 발사체와 조립을 마쳤다. 그 뒤 조립동에 설치한 MCC(미션컨트롤센터)에서 텔레메트리를 통해 위성과 발사체의 접속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현재까지 위성 상태는 양호하고 발사에 이상이 없다.

-발사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발사 6시간전부터 본격적인 준비 태세에 들어간다. 발사 1시간반전 발사대에 파견된 인력이 철수한 뒤에도 수시로 위성과 발사체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둘 중 하나라도 이상이 발생하면 즉시 발사는 취소된다. 이런 상황은 발사 5분전까지 계속된다. 하지만 발사 예정시각 5분 이내로 들어서면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발사를 취소할 수 없다.

-연구원들은 발사장 어디까지 접근할 수 있나.

▲야스니 발사장 MCC에서 30㎞떨어진 사일로 옆 블랙하우스에 발사관련 장비를 가지고 체크한 뒤 발사 1시간전 철수한다. 이곳이 연구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이다. 6명이 처음 배치된 뒤 나중에 2명아 남아 작업하게 된다.

-왜 오전 3시 8분 46초에 발사하는가.

▲원하는 궤도에 진입하는 조건이다. 매일 오후 1시 30분과 오전 1시 30분 위성이 태양동기궤도를 그리며 한반도를 지나게 된다.

이 시간은 다른 위성과의 관계도 고려됐다. 위성이 발사되면 태양과 시간을 맞추다보면, 오전 3시 8분 46초에 쏴줘야 제 궤도에 들어가게 된다.

일단 오전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가 카메라가 빛을 받기 좋은 때다. 적외선이 잘 평형화되려면 새벽 발사가 좋다.

새벽에 쏘는 이유는 야스니 발사장의 위치와 아리랑3A호가 한반도를 지나는 시각에 따라 결정됐다.

-발사후 어떤 일이 이루어지나.

▲위성 실패나 성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가 태양전지판 전개다. 태양전지판은 10분 이내에 자동전개 명령에 따라 전개하게 된다.

또 중요한 것이 적외선 센서(IR) 정상작동 여부와 통신 기능의 원활성이다.

발사체 1단은 카자흐스탄에 떨어진다. 그 부분은 나무나 풀이 없는 곳을 택했다. 이른바 드롭존이다. 발사체 연료 독성이 강해 드롭존을 설정했다.

-드네프르 발사체는 분리된 뒤 어디로 떨어지나.

▲1단 로켓은 연소가 된 뒤 카자흐스탄 사막지대에 떨어진다. 사람이 아예 안사는 곳이다. 2단 로켓은 아라비아해 상공에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단 로켓이 떨어지는 지역에는 이미 국제민간항공기구와 국제해사기구를 통해서 공역을 설정해 놓은 상태다.

-발사 성공 여부는 언제 알 수 있나.

▲발사 32분 뒤 남극 트롤 기지에서 아리랑3A호가 보낸 신호를 수신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정확히 성공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위성이 정상 작동하려면 태양전지판이 성공적으로 펼쳐져야 한다. 발사 1시간 27분 뒤인 노르웨이 스발바르 지상국과 교신이 이뤄질 때 이를 확인한다. 태양전지판이 성공적으로 작동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사실상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우주에선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위성의 다운링크 안테나(관측 자료를 지상국에 내려보내는 안테나)가 정상적으로 펼쳐지고 대전의 항우연 지상국과 교신이 성공하면 최종적으로 발사에 성공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적외선 센서와 최고 해상도 전자광학카메라 외에도 아리랑3A호가 기존 다목적실용위성보다 개선된 점은?

▲아리랑3A호는 아리랑3호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아리랑3A호는 영상처리 속도가 아리랑3호보다 30% 이상 향상됐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아리랑3A호는 매우 빠른 속도로 날면서 지상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포착해야 한다. 빠르게 날면서 포착한 순간을 서둘러 처리해 이미지로 만들려면 그만큼 컴퓨터 처리속도가 빨라져야 한다. 처리속도가 느리면 그만큼 광학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선명하게 만들지 못하고 흐릿하게 생성한다. 디지털카메라가 셔터스피트가 느리면 빠른 사물이 흐릿하게 찍히는 원리와 같다.

-아리랑3A호에 실린 적외선 센서는 어떤 영상을 찍게 되나.

▲적외선 영역은 파장에 따라 크게 근적외선 중적외선 원적외선이 있다. 아리랑3A호는 중적외선 파장대의 영상을 찍는다. 이 파장은 밤에 영상 획득이 가장 용이한 파장대이다. 근적외선은 가시광선과 중첩되면서 깨끗한 영상을 얻을수 없고 원적외선은 파장이 길고 에너지가 적기 때문에 해상도가 떨어진다 중적외선은 이미 국방 분야에서 검증이 된 영역이고 열섬효과나 야간 구름 관측 등 과학적 용도의 관측이 용이하다.

-발사가 만약 지연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

▲지연은 안되지만, 발사 5분전까지만 시퀀스 정지 가능하다. 위성에 이상이 있거나 전압 등에 문제가 생기면 정지할 수 있다.

만약 크게 이상 있으면 나로호처럼 연료를 빼야하는 상황이 올수도 있다.

-아리랑3A호의 발사체를 드네프르로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

▲발사비가 가장 쌌다. 아리랑3A호 발사체를 선택하는 입찰에는 일본의 H2와 유럽의 아리안로켓, 러시아의 로콧과 드네프르가 경쟁했다. 결국 최종적으로 러시아 발사체 2개가 선택됐고 이 가운데 가장 싼 발사비(2500만달러)를 제시한 드네프르가 선택됐다.

-아리랑3A호 개발 사업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발사 일정이 계속해서 연기됐던 점이다. 아리랑3A호 발사체를 선정할 당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분쟁이 발생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지난해 4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미국과 서방의 제재 때문에 러시아의 발사체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지 못했다. 기술적인 어려움은 사실상 없었다.

러시아 야스니=박희범 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