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이 일본 경제 부활을 이끈다. 수출과 내수가 살아나면서 전자업계가 밀집한 간사이(긴키) 지방 경제가 호전됐다. 국내 전자업계 긴장감도 높아진다.
일본 재무성 긴키재무국이 최근 발간한 ‘긴키지역 수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간사이 지방 수출은 금액과 수량 모두 전년 대비 성장했다. 엔화약세 등 환율이 큰 원인으로 지난해 여름 이후 이어진 엔저가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려 수출 확대를 견인했다. 내수도 지난해 소비세 인상 등 부정적 요인이 잇따랐지만 2013년보다 늘었다.
전자산업은 전국적 수출 증가에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지난해 전자제품과 일반기계류는 간사이 지방 수출 28.1%, 21.4%를 실현해 과반을 차지했다. 전국 단위에서도 36.8%로 집계돼 간사이 기반 전자업계 수출 확대가 수출증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업계 수출 선전은 간사이 지역 수출 호조에도 영향을 끼쳤다. 2010년을 기준으로 지난해 간사이 금액기준 수출 성장률은 7%로 전국 평균 4.8%를 웃돌았다. 수량도 2.8%로 전국 0.6%를 압도했다. 이는 간사이에서 생산되는 부품, 집적회로 등 작은 크기의 다양한 전자제품 수요가 미국·중국·아시아 등 대형시장에서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실도 튼튼하다. 세부품목을 보면 전자제품은 반도체, 부품, 집적회로(IC), 광학기기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기계류는 반도체 공정설비가 주를 이뤘다. 일본 업계가 독보적 강점을 가진 분야다.
긴키재무국은 “엔화 약세와 원가 절감 공세로 반도체·부품 가격 상승은 1.5%에 그쳤다”면서도 “스마트폰, 태블릿PC, 자동차용 전자부품 세계적 수요 증가로 수출물량이 급격히 늘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간사이 지방에 사업장을 둔 기업 실적도 개선됐다. 오사카에 본사를 둔 파나소닉은 2014 회계연도 3분기 실적(2014년 10~12월)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헬스케어 사업을 미국 사모펀드 KKR에 넘긴 걸 제외하면 생활가전, 친환경 솔루션, 자동차 부품 등에서 실적개선이 두드러졌다. 자동차 관련 사업 영업이익은 11% 증가한 80억엔을 기록했다.
조은진 KOTRA 오사카무역관 차장은 “정책 수혜에 힘입어 간사이 지방 전자업계가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다”며 “샤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기초체력이 상당한 부품업계, 일찍이 방향을 전환한 파나소닉 등은 호시절을 구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관계자도 “과거 핵심부품을 중심으로 일본산 의존도가 컸지만 엔화약세에 힘입어 완제품에서도 일본 전자업계의 공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