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계에 영역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에 주력해오던 회사가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진출하고, 그 반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 다각화와 규모 경제 실현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소비자 제품만 판매하던 휴롬과 대유위니아는 업소용 제품을 내놓고 B2B 시장을 공략한다. 휴롬은 이달 말 업소용 주서기를 출시한다. 카페, 병원 등 프랜차이즈 지점에 업소용 휴롬 주서기를 제공할 계획이다. 대유위니아는 최근 선보인 업소용 냉장고 딤채C로 종합가전회사로 발돋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B2C 제품에 이어 B2B를 공략해 올해 전체 매출 5200억원, 영업이익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전기레인지 사업을 키우고 있는 리홈쿠첸도 지난해 말부터 B2B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리홈쿠첸은 지난해 10월 강남 프리미엄급 아파트인 ‘반포 아크로 리버파크’를 시작으로 서울 반포, 논현 등 강남 지역과 부산 지역 아파트에 연이어 수주했다. 올해에도 아파트 건설시장에서 전기레인지 추가 수주에 성공했다.
캐리어에어컨은 냉난방 공조 기술을 활용해 B2B에 도전했다. 에어컨 공조 기술로 글로벌 BIS(빌딩 인더스트리얼 시스템) 기업 도약이 목표다.
【사진1】B2B 시장에 집중하다 B2C로 규모를 넓혀가는 회사도 있다. 파세코는 B2B 사업에 집중하던 기업이다. 석유난로 수출과 각종 주방제품을 주문받아 건설 시장에 빌트인으로 납품하는 사업을 펼쳐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캠핑용 석유난로, 제습기 등에 진출하며 B2C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주방 후드에서 성과를 드러내면서 B2C 사업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업계는 B2B, B2C로 영역을 확장하며 매출을 키우고, 내실을 꾸준히 다지는 회사만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에 내몰리고 있다”며 “완전 새로운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시너지를 내는 데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영역파괴 기업>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