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4일 루프트한자 소속 저가 항공사인 저먼윙스가 운행한 에어버스의 A320 항공기가 프랑스 남동부에 추락, 승객과 승무원 150명 전원이 사망하는 참혹한 사고가 발생했다. 보통 여객기는 자동차보다 안전하다고 말한다. 실제는 어느 정도일까.
에어버스 A320은 근거리나 중거리 운행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소형 기종이다. 기내 중앙에 통로 1개만 있는 내로 바디(Narrow Body)이며 정원은 150명 정도다.
그렇다면 에어버스 A320의 안전성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전문가들은 매우 높다고 말한다. A320은 엔진과 날개 조종 계통에 컴퓨터를 장착한 하이테크 여객기의 원조다. 다른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안전장치를 몇 겹으로 두른 제품이기도 하다.
에어버스 A320은 지난 1988년 처음 상용 비행을 시작한 이후 올해까지 6,000대 이상이 생산되어 왔다. 유럽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가 제작했지만 델타나 유나이티드 항공 등 미국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다. 제트블루나 버진아메리카 같은 항공사도 마찬가지다.
에어벅스 A320으로 사망자가 1인 이상 발생한 중대한 사고 횟수는 8,000만 회가 넘는 항공편 중 10회, 그러니까 0.000013%에 불과하다. 참고로 보잉 B737의 경우 1억 7,500만 회 비행 중 73회, 0.000042%다. 물론 이번 저먼윙스 사고를 포함하면 11회가 될 에어버스 A320의 사고는 거의 모든 원인이 조작 실수 등 사람의 실수에서 기인했다고 한다. 이번 사고와 지난 2014년 12월 발생한 에어아시아 추락 사고는 현재 조사 중인 만큼 과연 기체 결함인지 휴먼 에러인지 여부는 앞으로 공개될 것이다.
사망자는 없었지만 에어버스 A320과 관련된 중대 사건 중 하나는 지난 2005년 미국 제트블루 292편이 일으킨 비상 착륙 사고다. 이륙 후 앞바퀴가 90도 옆으로 향한 채 고정된 탓에 정상적으로 착륙할 수 없었던 것. 전륜 휠을 활주로에 문질러 불꽃을 튀기면서 착륙하는 모습이 TV를 통해 방송되어 눈길을 끌었다. 사고 후 조사를 통해 전륜 조향기구 조립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발견했고 에어버스는 대책을 마련, 부품 교환을 실시했다.
허드슨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US에어웨이스 1549편 불시착 사고의 해당 기종도 에어버스 A320이다. 이 사고는 이륙 직후 발생한 것이다. 엔진 2개에 거의 동시에 새가 충돌해 추진력을 상실했고 기장이 빠른 판단으로 공항과 가까운 뉴욕 허드슨강에 불시착했다. 공군 파일럿 출신 기장은 냉정한 판단력 덕에 인명을 구해 영웅이 됐다.
이번 저먼윙스 사고는 승무원 6명과 승객 144명 등 150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루프트한자 측은 회사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시기이자 암흑의 날이라고 침통해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 비행 관련 사항을 기록한 블랙박스를 회수하면 향후 자세한 원인 규명이 이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최필식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