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탄소나노튜브(CNT)와 금속나노소재(은나노와이어)를 결합해 전기가 잘 통하는 섬유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개발 주역은 한국전기연구원(KERI) 이건웅·한중탁 박사팀이다. 이 박사팀은 CNT와 은나노와이어를 재배열해 ‘고전도성 페이스트(섬유방사도프)’ 제조에 성공했다. 섬유방사도프는 ‘유연 고전도성 섬유’를 만들 수 있는 물질이며, 유연 고전도성 섬유는 의류 형태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조에 필수적인 소재다.
현재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스마트워치나 구글 글라스 등 액세서리형 기기에 주로 구현되고 있다. 향후 의류에 일체화된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만들려면 소형화가 가능하고 변형에도 자유로운 전도성 섬유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선보인 몇몇 금속 섬유는 전도도가 우수하지만 세탁 등 섬유 특성을 구현하기 어렵고, 이에 따라 신체 적합성에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박사팀은 고분자와 CNT, 은나노와이어를 분산제 없이 혼합해 페이스트를 만들고, 이어 ‘용액방사 공정’을 거쳐 전기가 잘 흐르는 고전도성 섬유를 제조했다. 이렇게 만든 고전도성 섬유는 섬유 특성은 그대로 유지한 채 CNT와 재배열된 은나노와이어에 의해 매우 우수한 전도도를 나타냈다.
또 국내에 생산기반이 잘 갖춰진 용액방사 공정을 그대로 이용해 대량제조도 쉽다.
한중탁 박사는 “이 고전도성 섬유는 각종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 전원공급이 필요한 에너지 발생 및 저장 장치, 전기 신호를 전송할 수 있는 안테나 등의 웨어러블 소자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온라인판 최근호에 실렸다.
KERI는 이 기술을 특허출원하고, 관련 업체와 기술이전 및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