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롯데마트, 하이마트 등 롯데그룹 소속 대형 유통매장에서 카셰어링 서비스 그린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린카는 카셰어링 거점 확보, 롯데는 고객 편의 향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윈윈 전략’이다. 롯데그룹의 KT렌탈 인수 효과가 카셰어링 영역에서 처음 나오는 셈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KT렌탈은 롯데 소속 유통매장 주차장을 그린카 차고지(그린존)로 활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롯데그룹은 롯데마트, 하이마트 등 대형 매장을 비롯한 전국 1만2000여개 유통망을 보유했다. 활용 규모와 위치는 정해지지 않았다. 두 회사는 인수 작업에 맞춰 상반기 협의를 마무리하고 하반기 사업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대형마트 이용자 편의가 크다. 대형 매장에서 곧바로 셰어링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자가용이 없는 고객도 무거운 짐을 쉽게 옮길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 대형마트에 들러 물건을 사고, 그 짐을 셰어링 차에 싣고 돌아가는 식이다.
그린카 역시 주차 공간 확보라는 카셰어링 업계 최대 난제를 극복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주차장 사용료가 비싸 카셰어링 업체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접근성 높은 도심지 공영 주차장을 상시 차고지로 활용해야 하는 사업 특성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셰어링 업체가 차를 매입하고도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며 “강남권은 월 이용료가 15만원에 이를 만큼 비싸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린카는 롯데 유통점 주차장을 활용하면서 최소 비용으로 거점을 확대할 수 있다. 유통업 특성상 주차장 대부분이 도심 생활권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접근성도 뛰어나다.
주차 공간만 확보되면 차량 확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지금도 KT금호렌터카 차량을 사용하고 있다. KT금호렌터카 보유 차량은 약 12만대에 달한다. 이 중 수백~수천 대를 그린카에 배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린카 현재 운행 차량은 1900대, 올해 증차 목표는 3000대다.
롯데는 KT렌탈을 인수하며 렌터카 업계 1위 기업으로 떠올랐지만, 가시적 효과는 카셰어링에서 나올 전망이다. 롯데는 KT렌탈 인수 전에도 그린카와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업체와 접촉할 만큼 카셰어링 사업에 적극적이었다. 인수 계약 체결 당시에도 “오토렌털·카셰어링 사업은 최근의 소비자 트렌드와 가장 잘 부합하는 사업 중 하나”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KT렌탈 관계자는 “긍정적으로 검토되는 사안이지만 매각 절차가 남아 있어 확정적이지는 않다”면서도 “두 사업 간 시너지가 크고 증차를 위한 준비도 돼 있어 그린카 사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