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제한된 자원을 어떻게 유용하게 이용할 것인가’는 한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심각하게 고민할 문제다. 에너지 문제는 인구·식량·환경·물 문제 등과 더불어 인류 전체 장래와 관련된다.
지난 19세기 이후 100여년간 지구상에서 화석연료(석탄, 석유, 천연가스) 이용은 급증했다. 최근 에너지 소비 추세로는 2050년(2005년 기준)에는 약 1.8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많은 에너지 자원이 필요하다.
세계적 석학은 21세기 지구 자원은 공급이 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지만, 화석연료 사용 후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에 의한 환경오염(대기, 지하수, 토양) 문제가 크다고 경고한다.
지난 2세기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살펴보면 19세기는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오면서 화석연료 이용으로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지구 온난화 문제가 현실로 나타나며 빙하가 녹아 남태평양 작은 섬들이 물속에 잠기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방출량이 현저하게 적은 ‘신·재생에너지자원(지열, 소수력, 태양광, 풍력, 조력 등)’으로 대체에너지원 개발이 시급하다. UN 에너지 평가에 의하면 신·재생 에너지원별 발전단가는 지열·수력 발전 단가가 가장 낮고, 태양전지(solar cell)가 가장 높다. 지금까지 지열에너지 개발실적은 미미하지만 그 이용은 가속화되고 있다.
지열에너지는 지구 내부로부터 자연적으로 얻을 수 있다. 지각과 맨틀을 구성하는 암석 자체나 또는 암석 내에 발달하는 열극 및 공극을 채우고 있는 유체 중에 저장된 에너지다. 그 근원은 지각과 맨틀 중에 분산 분포하는 반감기가 긴 우라늄(U), 토륨(Th), 칼륨(K) 등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 시 발생시키는 열이 약 83%, 맨틀 및 그 하부(핵) 열 방출이 약 17%다. 오랜 시간 일정한 장소에 축적돼 나타나는 열에너지로 알려져 있다.
세계 지열지역은 지각의 판구조와 밀접히 연관돼 분포하며, 지각은 10여개의 판으로 나누어져 있다. 지열지역은 이들 판이 만나는 지역과 해령·열곡이 분포하는 곳과 일치한다.
세계 신·재생에너지에 의한 발전 총량은 1470GW(2012년 기준)로, 그 중 수력발전이 전체 92%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화석연료 5.5%, 지열에너지 1.6% 순이다. 풍력 0.6%, 태양열 0.05%, 조석력 0.02% 등은 극히 미약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자원을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자원빈국이다. 에너지 절약형 신·재생에너지, 특히 지열에너지자원 개발·이용을 극대화해 에너지 절약은 물론이고 안정적 열에너지 공급과 예측 불가능한 국제 유가 변동, 에너지자원 고갈에 대비해야 한다.
화산성 고온 지열 에너지 분포가 많은 나라에서는 반영구적 친환경성 청정 재생에너지 자원인 지열에너지 자원을 개발해 지열발전, 지역난방, 지열펌프를 이용한 지역냉난방, 온천, 첨단시설 영농(온실, 곡물건조) 및 어업(양어)단지 조성 등에 활용한다. 이는 환경보전은 물론이고 에너지 수입비용 절감과 농어업 경쟁력 제고 효과가 높다.
지구상에서 연간 1만2013MWe(2014년 기준) 지열발전을 함으로써 화석연료를 이용해 발전했을 때보다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 2200만톤, 질소 산화물 20만톤, 분진 11톤을 줄이는 효과를 얻고 있다.
화산성 고온 지열에너지 노출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약 50개소의 온천에서 ‘저온성 지열에너지(40~70℃)’을 이용해 왔다. 최근에는 지역난방과 첨단 영농단지 조성을 위해 정부차원에서 심부 지열에너지 개발을 위한 R&D 기초연구에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국제적 화석연료 고갈과 ‘교토 의정서’와 같은 기후변화 협약 등 환경 규제 강화에 대비해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같이 환경 친화적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용하는 것이 국가적 명제다.
오늘날 화석에너지원인 석유와 석탄은 고갈되고 있다. 천연가스 역시 마찬가지로 최근 셰일가스와 치밀가스 상태로 새롭게 발견되고는 있으나 유한할 것이므로 앞으로 무궁무진한 신재생에너지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우리 미래가 달려 있다.
오민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ReSEAT 전문연구위원 mihnsoo@resea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