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부회장 "`창의산업`이 한국, 삼성의 새 미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우리 경제의 새 성장동력으로 ICT·바이오와 결합된 헬스케어와 관광·문화산업을 꼽았다. IT, 의약, 바이오 등 기존 신수종 사업 외에 헬스케어와 관광·문화산업 등 ‘창의산업’이 삼성그룹의 새 주력 사업으로 적극 부상할 전망이다. 에버랜드에 재도입될 자이언트 판다에 대한 애정도 적극 드러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오후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 참석을 위해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출국했다. 2015.03.24 /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오후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 참석을 위해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출국했다. 2015.03.24 /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이 부회장은 27일(현지시간) 오후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진행 중인 보아오포럼 둘째날 ‘이사 교류 만찬(A Dialogue with BFA Board of Directors)’ 행사에 참석해 ‘올해 세계 전망’을 주제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우리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를 먼저 지목했다. 고령화가 우리 경제의 활력을 저하시켜 연금과 의료비 등 사회적 부담을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을 기반으로 의료, 관광, 문화산업이 새 성장동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며 “삼성에게는 IT, 의학, 바이오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더 적은 비용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삼성이 의료 및 헬스케어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많은 연구개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삼성은 올해 보아오포럼 행사장에 IT와 의료서비스를 융합한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선보여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부회장은 한국의 창조경제에 대해 설명하며 관광과 문화 등 ‘창의산업’에 대한 관심도 내비쳤다. 삼성전자의 IT, 헬스케어에 이어 제일모직과 호텔신라가 삼성 창의산업의 축으로 떠오르는 대목이다.

그는 “IT 혁신은 문화를 체험하는 새로운 방식, 완전히 새로운 표현법의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관광·문화 산업은 국가 간 친선 관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류의 확산이 새 산업을 탄생시키고, 한국과 중국 간 이해증진에 기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는 지난 2월 방한한 왕양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와의 접견 대화와도 궤를 같이한다. 당시 이 부회장은 왕 부총리에게 “한국과 중국의 인적 교류 증가로 호텔신라와 에버랜드를 찾는 중국 고객들이 늘었다”며 “한·중 교류 활성화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자리에는 에버랜드 운영사인 제일모직 리조트·건설부문의 김봉영 사장도 동석해 삼성의 관광·문화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시진핑 주석 등 중국 고위인사들의 호텔 의전을 직접 챙기며 신뢰를 쌓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르면 내년 에버랜드에 도입될 자이언트 판다에 대한 높은 관심과 상징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중국이 제공하는 자이언트 판다 한 쌍은 한·중 우호의 상징”이라며 “삼성은 최고의 기술로 최신 설비를 마련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에버랜드 판다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버랜드 판다는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중국이 우리 측에 제공키로 한 한 쌍으로 연구 및 종 복원 사업에 활용된다.

세계적으로 자이언트 판다의 해외 사육은 중국 정부로부터 사육능력을 검증받은 곳에서만 이루어진다. 이번에 에버랜드가 국내 자이언트 판다 사육지로 선정된 것은 황금원숭이 등 그동안 중국 희귀 야생동물 복원 사업에서 성과를 낸 점 등이 인정받은 결과다.

삼성으로서도 자이언트 판다의 재도입은 의미가 남다르다. 삼성은 지난 1994년 자이언트 판다 한 쌍을 자연농원(현 에버랜드)에 자체 도입해 사육했지만 비용 문제로 1998년 중국에 반환했다. 판다 회복은 18년 전 판다를 떠나보낼 당시와 비교해 5배 이상 커진 그룹의 높아진 위상을 뜻한다는 점에서 삼성에게 남다른 의미다.

한편 이 자리에는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 정페이옌 중국 부총리 등 세계 유력 인사로 구성된 보아오포럼 이사진 12명이 참석했다. 이사들은 신흥국의 경제발전에 대한 위험대처 방안과 정책 등과의 조화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