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꿈을 잃고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직자 891명 중 ‘다닐 마음이 없는 회사에 지원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59.5%에 달했다. 길 잃은 청년은 꿈도 잃었다. 꿈을 꾼다는 건 정말 꿈같은 이야기다.
삼성생명 최석민 SPF(Special Financial Planner). 그는 스스로 ‘드림매니저’라고 소개했다. ‘타인에게 꿈을 심는 리더’를 꿈꾸는 그를 통해 직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들어봤다.
-최석민 삼성생명 SFP, 드림 매니저는 어떤 사람인가.
▲고등학교 때부터 항상 계획을 세웠다. 스무 살 때 딱 한번 계획이 틀어졌다. 학점이다.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처음에는 사업을 하려했다. 그러다 학생군사교육단(ROTC)로 복무하면서 꿈과 비전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후로 드림매니저를 꿈꿨다. 기계를 다루다가 사람을 다루게 된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복무했던 부대에서 1년에 한 두 번씩 강의한다. 최근에는 ‘ing스토리’라는 강의업체와 강사로 계약했다. ‘꿈.틀.이’(꿈은 틀림없이 이루어진다)라는 커뮤니티에서도 운영진으로 활동한다. 스펙이 중요한지 몰랐다. 오로지 스토리. 내 꿈이 있어서 이 일을 선택했다.
-지금은 어떤 일을 하나.
▲삼성생명 중앙대학교 지점에 근무 중이다. SFP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대학생을 채용한다. 재무설계나 금융 전반에 대해 좀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교육한 뒤 직접 고객과 만나 보험 보장분석이나, 월급관리, 연말정산, 법인 CEO상속, 증여문제 등을 컨설팅한다.
컨설팅을 꾸준히 하면 매니저 비전을 갖고 일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지점장(BM)이 돼 한 지점을 관리한다. 밑바닥부터 영업을 경험하니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삼성생명을 비롯해 카드, 화재, 펀드, 증권사가 다 합쳐지는 금융복합화 추세다. 컨설턴트 한 명이 모든 상품을 추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입사 당시에 준비한 스펙이 있나.
▲공대 출신이다보니 금융 공부를 했다. 금융관련 신문스크랩도 하고 책도 많이 읽었다. 특히 조 지라드의 ‘누구에게나 최고의 하루가 있다’를 비롯한 세일즈 마케팅 서적을 중점적으로 봤다.
영업이라는 직종에 대해 국내에서는 ‘사기꾼’ 이미지가 있다. 제대로 된 영업은 사람을 ‘잃는’ 것이 아니라 ‘얻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2014년 6월 전역했을 때, 연락처가 650명 있었는데 8개월 지나서 1300명 정도다. 거의 2배다. 이정도면 사람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 중 인상 깊은 사연은.
▲스스로 꿈에 대한 정의를 찾는 여정이었다. 그래서 ‘누구의 사연이 더 인상 깊었다’고 얘기할 수 없다. 왜냐면 사람마다 꿈의 기준, 가치에 대한 생각이 다르니까. 많은 사람을 만나다보면 어떤 사람은 짧은 시간동안 만날 수 있다. 그렇다고 그 사람의 꿈이 작은 게 아니다. 그런 사람이 오히려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다. 인상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너무 교만한 일 같다.
-다른 인터뷰에선 “공무원이 꿈이어야 하냐”고 물었다는데.
▲그런 의도로 한 말은 아니었다. 강연을 하다가 한 번은 당황한 적이 있었다. 이등병 70여명을 상대로 하는 강연이었다. 한 병사가 끝까지 공무원 장점을 어필하며 “이게 내 꿈이다”라고 말했다. “어떤 공무원이 되고 싶으냐” “공무원이 뭘 하는지 아느냐”고 물었더니 구체적인 대답이 없었다. 그럼에도 공무원이 꿈이라고 주장했다.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이 얘길 했더니 그 부분이 기사에 크게 부각됐다.
-금융권과 꿈 프로젝트는 어떻게 이어지나.
▲제대 후 300명 정도를 만나보니 꿈을 포기하는 이들은 돈이 문제였다. 꿈을 매니지먼트하면서 ‘가장 쉽게 케어해줄 수 있는 부분이 돈이 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금융권을 준비했다. 장기적으로는 자기가 하고 싶은 꿈을 이뤄가며 수익을 내는 구조를 컨설팅하려 한다. 금융업에 종사한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꿈을 논하는 것이 바보처럼 여겨지는 시대다.
▲이럴 때일수록 꿈에 대해 자기만의 기준을 세웠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직업이 꿈이 된다. 또는 삶의 양식이 꿈이 되거나, 버킷리스트 같은 유형의 꿈을 갖는다. 생각대로 꿈이 되는 건 맞는데 그것에 대한 ‘왜(why)’가 필요하다. 단순히 꿈이 먼저여선 안 된다. 이유가 먼저여야 한다.
꿈은 방향이다. 꿈이 없는 사람들, 꿈인 줄 알았는데 해봤더니 실망하는 이들은 가장 먼저 이유를 고민해야 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 남자는 군대에서 고민한다. ‘나가면 뭐하지?’ 다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꿈이 고픈 20대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말은.
▲좋아하는 것, 지금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모두 다 생각해봐라. 이걸 공유해라. 그게 자산이 된다. 꿈을 비밀로 하지 마라. 머릿속에 갇힌 꿈은 이룰 수 없다. 뱉어야 하고 시각화해야 한다. 말로 못한다는 건 불분명하다는 의미다. 그게 돼야 구체적인 계획도 생긴다.